카카오가 자회사를 흡수합병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해외법인을 정리하는 등 공동체 몸집 줄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을 카카오톡 플랫폼, AI(인공지능)로 정의하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142개→175개→169개…종속회사 정리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카카오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169개로 지난해 말 175개보다 6개 가량 줄어들었다. 카카오의 연결 종속회사 수는 2021년 말 153개에 달했으나, '문어발 확장' 논란으로 계열사 정리를 약속한 후 2022년 말 142개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다시 175개까지 늘었다.
카카오는 경영 효율화 방침 속 자회사를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크래들스튜디오'를 청산하고, 캐릭터 사업을 맡은 카카오 IX의 중국 법인을 정리했다.
글로벌 제작사 크로스픽쳐스의 인도 해외법인인 크로스텔레비전 인도법인, 크로스픽쳐스 인도법인의 지분도 매각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인수한 크로스픽쳐스는 현재 청산절차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자회사들의 통합 등을 진행 중이며, (인도법인 정리)또한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케이이피와 모노트리는 각각 디케이테크인, 크리에이션뮤직라이츠와 합병했으며, 부동산 개발 자회사 카카오스페이스를 본사로 흡수합병했다. 인공지능(AI) 전문 연구개발(R&D)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사업부문, 칼로사업부문, 톡채널사업부문, MM사업부문도 영업양수했다.
자회사 '매각설' 솔솔…김범수 구속은 변수
카카오는 실적이 부진하거나 시너지가 약한 사업의 정리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VX(카카오브이엑스), 세나테크놀로지, 자회사 SM엔터테인먼트의 컬처앤콘텐츠(SM C&C), 키이스트 등이 주로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매각 대신 사업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VX는 지난 7일자로 비주력 사업 정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내 골프용품 사업,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을 철수하고 주력사업인 스크린골프와 골프장 예약 플랫폼에 집중한다. 카카오VX는 지난해 말 스포츠 팬덤 커뮤니티 서비스 '버디스쿼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자회사 정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올해부터 자회사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때 CA협의체를 통하도록 하는 등 중앙집권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계열사 정리를 비롯한 중요한 의사결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