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관광 인프라 및 기업 혁신투자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용산 주한미군 기지 개발과 현대차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사업을 앞당기고 각지에 창조경제밸리, 카지노와 리조트 등을 짓는 대형 복합개발 투자를 촉진해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조(兆) 단위를 넘는 복합개발 청사진은 사업지 주변 부동산 시장과 대상 기업에도 적잖은 호재가 될 전망이다. 개발지역 주변 부동산 시장 전망과 향후 일정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우정사업본부가 보유 부동산 개발을 본격화한다. 우체국, 우편집중국 등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자그마치 6조원을 넘는다. 우본은 도심내 노후한 우체국을 헐고 새로 건물을 지어 사무실, 오피스텔, 호텔 등으로 운영해 임대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우체국 부지는 대부분 도심지 내 알짜배기 땅에 위치해 있어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미 2007년 지상 21층 규모로 재건축해 중앙우체국, 서울우정청과 신한카드 등이 건물을 함께 쓰고 있는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가 대표적이다.
▲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건물 부지에 2007년 새로 지어진 포스트타워 전경(사진: 포스트타워) |
◇ 우정사업본부 보유 땅 '여의도 1.3배'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각지에 보유한 땅은 2742개 필지로 총 면적은 여의도 면적(290만㎡)의 1.3배인 384만㎡에 이른다. 재산가액으로는 4조822억원, 건물 2조2040억원을 포함하면 보유 부동산의 가치는 6조2862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임대수익은 연 310억원에 그친다. 수익률로 따지면 연 0.5%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우본은 우편물량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고 부동산 측면에서의 비정상적 수익성을 타개하기 위해 개발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우본은 우선 자체 자금을 들여 서울시내 요지에 위치한 마포우체국, 영동우체국, 여의도우체국 등 3곳을 자체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노후한 우체국사를 개축·재건축해 일부는 우편업무 공간으로 쓰고 나머지는 사무실 및 오피스텔 등으로 세를 준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사업규모가 가장 큰 여의도 우체국이다.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인 여의도 중심가에 위치한 데다 지하 3층~지상 22층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는 땅이다. 우본은 1708억원을 투입해 내년 설계에 착수하고 2018년 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우본 관계자는 "여의도우체국 자리에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연면적의 12%만 기존 우체국 용도로 쓰고 나머지 86%는 업무시설, 2%는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포대로변에 위치한 마포우체국과 강남구 학동로변 영동우체국은 이미 개발에 착수했다. 내년까지 마포는 15층 건물, 영동은 8층 건물로 새로 지을 예정이다. 우본은 주거수요가 많은 영동우체국은 전체면적의 73%를 오피스텔(126실)로 계획했다.
한편 규모가 작은 서울 돈암동, 가락본동, 양재동, 용답동 우체국 등도 올 하반기부터 5~8층 높이 건물로 새로짓는 공사를 시작한다. 우체국 용도 이외 부분은 근린생활시설(상가)로 임대할 계획이다.
◇ 용산우체국→호텔..안양집중국→오피스텔
우본은 재정부담을 덜기 위해 민간 자본을 유치해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개발은 토지임대방식이나 신탁개발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본 소유 토지는 국유재산이기 때문에 민간이 부지를 매입해 자체개발할 수는 없다. 민간개발 대상은 수도권에 서울용산우체국, 안양우편집중국, 서울양천우체국, 성남우체국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한강대로변에 위치한 서울용산우체국은 최근 용산 미군이전부지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있어 어렵지 않게 민간 자본을 유치할 전망이다. 우본은 입지가 뛰어난 용산우체국 자리에 지하 5층~지상 17층 건물을 세우고 이를 호텔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평촌신도시 중심가 범계역(4호선) 인근에 위치한 안양우편집중국의 경우 중심상업지역이어서 최고 지상 37층까지 지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우본은 새로짓는 고층빌딩에 업무시설이나 오피스텔 등을 들일 계획이다.
또 목동 신시가지 내 양천우체국은 12층짜리 건물로 재건축 해 업무시설이나 오피스텔로 활용하고, 성남 수정구 성남우체국은 지상 20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한 우본 신사업 투자설명회에는 건설사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산업개발 등이 참여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올해 1~2곳에서 민간개발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한 후 연차별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민간업체에서 부지 개발을 제안해 오면 협의해 추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