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이나 주택가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고층 빌딩이나 아파트만 눈에 들어오죠. 그런데 구석구석 잘 살펴보면 이전에는 보지 못한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곳을 간혹 볼 수 있는데요.
최근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블록형 단독주택'입니다. 아직은 생소한 블록형 단독주택은 무엇인지 이 집의 장단점을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블록형 단독주택 분양을 받을 때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게 눈에 띕니다. 이는 분양 대상자의 자격에 대한 조건이 없다는 의미인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요새 분양시장은 매우 과열돼 있습니다. 청약 경쟁률도 뜨거워 당첨받기 쉽지 않죠. 특히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주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습니다.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은 청약가점제가 100% 적용됩니다.
최근 인기 단지들 당첨자 청약가점을 보면 최소 50점은 넘어야 합니다. 말이 50점이지 이 점수 넘기는 게 쉽지 않죠.
그런 측면에서 청약통장 없이 무주택 기간이나 부양가족이 몇 명이나 되는지 신경 쓰지 않고 신청금만 내면 분양받을 수 있다는 점이 블록형 단독주택 분양 소식에 귀가 솔깃해지는 이유입니다.
다만 요새 블록형 단독주택 인기도 높아지면서 분양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분양을 원하면 일정 금액(보통 100만원 수준)을 신청금으로 넣어두고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수분양자를 선정하는데요. 지난해 경기 김포시에서 분양한 '자이 더 빌리지'의 경우 경쟁률이 33대 1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블록형 단독주택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지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기 때문일까요?
예전만해도 단독주택은 관리가 어렵고 주거 쾌적도 면에서 아파트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죠. 곰팡이가 쉽게 피던 옛날 주택들이 떠오르기도 하실 텐데요.
최근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파트를 짓는 대형 건설사들이 블록형 단독주택을 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파트처럼 상하수도와 전기 등 기반시설은 물론 방범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등도 마련하면서 아파트 못지않은 단독주택이 늘고 있습니다.
▲ 자이 더 빌리지 단지 내 조경 |
그렇다면 가격은 어떨까요. 먼저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가 일반 공동주택 용지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는 공동주택 용지보다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이 낮은데요. 공동주택은 높은 용적률로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있는 반면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는 건물 높이에 제한을 받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와 공동주택 용지는 지구단위계획에서부터 분류된다"며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해당 용지의 용적률을 결정하게 되는데, 주변에 고층 건물들이 많다면 용적률을 제한해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로 활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용적률은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용적률이 낮으면 개발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가 공동주택 용지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죠.
한 감정평가사는 "지방의 경우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와 공동주택 용지의 가격은 두 배 가량 차이가 날 때도 있다"며 "애초에 토지 매입가격에서 공동주택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는 분양가 책정 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6월 말 분양 예정인 동분당 KCC스위첸 파티오 |
그렇다고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보다 마냥 싸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공급 예정인 한 단지는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단지보다 약 5% 비싸게 책정될 전망인데요. 땅값이 싸더라도 입지와 사업성이 좋다면 시행사 입장에서는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 싶어 하는 까닭이죠.
아파트 분양도 그렇지만 블록형 단독주택 분양을 생각하고 있다면 모델하우스 방문은 필수입니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형이 다양해서죠.
흔히 블록형 단독주택은 테라스와 다락 등 다양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데요. 또 아파트보다 넓은 면적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죠.
하지만 아파트처럼 널찍한 공간을 상상했다면 블록형 단독주택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전용면적이 아파트와 같은 84㎡라고 해도 블록형 단독주택은 층수를 쪼개 실질적으로 한 층의 면적은 그 절반 수준일 수도 있어서죠.
즉 블록형 단독주택의 연면적(건축물 면적의 합) 숫자라는 점, 각 집마다 공간이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기 때문에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로 최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규제에서 살짝 비켜 있는 단독주택 가격은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국면인데요. 단독주택의 높은 인기에 현혹될 수도 있으니 관심은 갖되 집을 살펴보는 냉철한 시선 잊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