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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우리 아파트도!'…몸살 앓는 '하이엔드 브랜드'

  • 2021.08.10(화) 06:50

집값상승·눈높아진 조합원에 '고급브랜드 열풍'
비강남권도·리모델링도·중견건설사도 가세
브랜드 갈등에 건설사 '난감'…평준화 우려도

'강남에서 지방으로, 정비사업에서 리모델링으로, 대형건설사에서 중견건설사로'

주택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고급화'에 대한 열망이 커진 탓이다. 

이제 시공권 수주전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유무가 판세를 가르고, 브랜드 교체가 안 될 경우 기존 시공 계약 해지까지 이를 정도라 건설사 입장에선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에 입찰한 DL이앤씨(기호1번)와 롯데건설(기호2번)이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와 '르엘'을 제시했다. 사진은 DL이앤씨의 '아크로 드레브 372' 그랜드게이트(왼쪽)와 롯데건설 '르엘 캐슬'의 문주.

'하이엔드 아니면 싫어'… 고급 브랜드 '봇물'

애초 하이엔드 브랜드는 대형건설사들이 강남이나 한강변에 희소한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적용됐다.

하지만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 기준(비공개)으로 삼았던 지역, 시세, 분양가 등을 충족하는 단지들이 늘었다. 최근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서도 전용 84㎡가 10억원 수준의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서울 전역의 아파트 가치가 오르고 있다.

조합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동작구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본인이 살고 있는 단지에 자부심이 있고 좀 더 가치를 높이려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줘야하기 때문에 조합원들 대부분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원한다"며 "시공사를 선정할 때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시한 곳이 더 입찰에 신경썼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업계에선 하이엔드 브랜드의 '탈강남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에선 롯데건설이 강남권에만 적용하던 '르엘' 브랜드를 강북에서 최초로 제시했다.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제안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어내자 DL이앤씨도 기존에 제안했던 '드레브 372'에 '아크로'를 추가한 '아크로 드레브 372'로 맞섰다. DL이앤씨가 강북 지역에서 아크로 브랜드를 붙인 건 한강변인 성수동 '성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이어 두 번째다. 

강남권 유일한 뉴타운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내 마천4구역에서도 최근 단독 입찰한 현대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들고 나왔다. 

지방, 리모델링, 중견건설사도 가세

지방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부산 재건축 정비사업장의 대어인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재건축 정비사업에 비수도권 최초로 '아크로' 브랜드(아크로 원하이드)를 제시했다.

동문건설이 최근 론칭한 하이엔드브랜드 '동문 더 이스트'

리모델링 업계에서도 한강변 등 주요 지역 또는 랜드마크급 대단지 위주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속속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맨숀 리모델링에 '르엘'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건설도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에 '디에이치'를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부산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꺼내들었다. 이 단지는 총 7374가구로 역대급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이다. 

중견건설사들도 하이엔드 브랜드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브랜드 '동문굿모닝힐'을 갖고 있던 동문건설은 최근 고급 아파트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출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역보다는 단지 규모, 특화 단지 위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양건설도 기존 '한양 립스' 브랜드에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더 챔버'를 새롭게 선보였다. 

계약 해지 사례도…난감한 건설사 '브랜드 가치는?'

이같은 열풍이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오히려 브랜드 가치 하락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애초 계약과 달리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이로 인한 갈등이 시공 계약 해지까지 번지는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에선 조합원들이 시공사인 롯데건설‧한화건설에 '갤러리아 포레'라는 브랜드를 요청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4구역 조합은 현대건설에 '디에이치'를, 노량진8구역 조합은 DL이앤씨에 '아크로'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8구역은 DL이앤씨에 e편한세상 대신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으나 불발됐고 여러가지 갈등이 겹치면서 결국 계약해지 수순을 밟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곳곳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교체 요구가 들어오는데 쉽게 응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매우 난감하다"며 "한 단지의 브랜드를 하이엔드로 교체해주면 그 근처 단지 주민들이 요청할 수 있고, 나아가 비슷한 시세의 수도권 아파트 단지들도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런 식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광범위하게 적용해준다면 기준이 사라지면서 브랜드 가치 자체가 떨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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