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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우리 아파트, 시공사 바꿔? 말어?

  • 2021.11.18(목) 08:00

흑석9·신당8·방배6 등 시공사 교체 줄줄이
공사비 증액·하이엔드브랜드 등으로 갈등
신반포15 사례·법 개정으로 기류 변화도

"시공사 교체하고 단지 고급화" vs "시간 끌면 손해"

올해 유독 정비업계에서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잡음이 많았는데요. 사업장별로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지만 대부분 새 시공사와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 단지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었습니다. 브랜드 격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진 시공사로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강했고요.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시공사들이 적극적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법정 다툼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단지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데다, 국회엔 시공사 교체 문턱을 높이는 법안까지 발의됐거든요. 이제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정비업계 잡음도 사그라들게 될까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올해 유독 많았던 시공사 교체

올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 중에선 △동작구 흑석9구역(1536가구) △중구 신당8구역(1215가구) △서초구 방배6구역(1097가구) 등이 시공사 교체에 나섰는데요.

흑석9구역은 지난 2018년 시공사로 롯데건설을 선정했는데요. 조합은 서울시의 인허가 문제 등으로 설계 변경과 하이엔드브랜드 '르엘' 적용 등에서 롯데건설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5월 임시총회에서 시공사계약 해지를 했습니다. 이후 구조합의 소송 등으로 상황이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최근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서 이달 29일까지 입찰을 받기로 한 상태입니다.▷관련기사: [집잇슈]'시공사 다시 찾아요' 흑석9구역 관전포인트는?(10월19일)

신당8구역은 지난 2019년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를 시공사로 선정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다가 공사비 증액, 하이엔드브랜드 '아크로' 적용 등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생겼는데요. 결국 조합은 지난 7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지 1년2개월여 만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내년중 시공사 재선정을 준비 중입니다. 

방배6구역은 지난 2016년 시공사로 선정한 DL이앤씨가 무상특화 설계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9월 결별을 선언했는데요. 이미 이주와 철거가 마무리되고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서둘러 내달 입찰을 마감하고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최근엔 동작구 노량진7구역도 하이엔드브랜드 적용 등을 위해 2017년 시공사로 선정한 SK에코플랜트와의 계약 해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방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광주 서구 광천동(총 5611가구) 재개발조합은 지난 2012년 시공사로 선정한 DL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금호산업 컨소시엄과 하이엔드브랜드 적용을 두고 갈등하다가 지난 5월 결별했고요. 대전 유성구 장대B(총 2900가구) 재개발조합은 지난 8월 사업추진 의지 부족 등을 이유로 2019년 선정한 GS건설에 시공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올해 시공사를 교체한 정비사업장들을 보면 유독 '하이엔드브랜드'를 둘러싼 갈등이 많았는데요.

조합들이 시공사를 교체해서라도 하이엔드브랜드를 달려고 하는 이유는 가치 상승 때문입니다. 일반 브랜드에 비해 희소성이 높고 단지를 고급화할 수 있어 추후 집값 상승도 노릴 수 있거든요. ▷관련기사:[집잇슈]'우리 아파트도!'…몸살 앓는 '하이엔드 브랜드'(8월9일)

실제로 하이엔드브랜드인 아크로(DL이앤씨), 디에이치(현대건설), 푸르지오써밋(대우건설), 르엘(롯데건설) 등을 적용한 아파트들은 일대 시세를 견인하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조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달 전용 84㎡가 40억원에 거래돼 인근 아파트보다 시세가 5억원가량 높고요. 경기 과천시 과천푸르지오써밋은 지난달 전용 59㎡가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3억원가량 높은 17억2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잘못하면 하세월'…기류 바뀌나

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기류가 조금 달라진 분위기인데요. 

시공사들이 일방적인 시공사 계약 해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법정 싸움으로 번지고 결국엔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사업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 비용 부담도 커지고요. 새 시공사로 교체할 경우 시간이 흐른 만큼 공사비도 올라갑니다. 

이같은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교체없이 빨리 가자'는 목소리도 차츰 커지는 분위기인데요.

성북구 신월곡1구역 재개발조합은 롯데건설·한화건설 컨소시엄에 최고급 브랜드를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계약 해지를 추진했는데요. 최근 임시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계약 해지 안건을 투표한 결과 찬성 145표, 반대 215표로 부결됐고요. ▷관련기사: 12년만에 시공사 변경?…'신월곡1구역'의 운명은(10월13일)

노량진6구역도 시공사인 GS건설·SK에코플랜트가 양사 모두 하이엔드브랜드가 없다는 이유로 시공사를 교체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사업 지연 등을 이유로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례가 업계에 파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신반포15차 조합은 지난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공사비 갈등 등이 불거지면서 시공권을 박탈하고 지난해 4월 삼성물산(단지명 '래미안원펜타스')을 새 시공사로 정했는데요. 대우건설이 지난달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 2심에서 승소하면서 다시 시공자 지위를 되찾을 길이 생겼습니다. 이에 예상보다 갈등이 더 길어지며 일반분양 일정 등 조합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는데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 삼성물산의 공사가 중단돼 조합에 소송을 걸면 이중으로 법정 싸움을 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신반포15차 사례로 시공사 교체 위기에 놓인 다른 건설사들도 힘을 얻어 더 적극적으로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향후 건설사와 조합간 관계도 달라질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시공사 교체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까지 발의돼 정비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윤덕 의원이 발의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현재 조합원 10%만 출석해도 효력이 생기는 시공사 변경·해지 총회에 조합원 '과반 출석' 의무를 부여하는 게 골자인데요.

이에 일부 정비사업장에 시공사 교체 대신 마감재 상향 등을 협상하자는 식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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