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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시대]착공 1년 앞둔 GTX-B, '갈매역' 추가될까?

  • 2023.03.20(월) 06:30

주민들 "소음·교통지옥 해소위해 정차 필요"
지자체-사업자 협상시 '추가역' 열려있어
별내역 있는데 갈매역까지? '완행' 우려도

수도권광역교통망(GTX) B노선 착공이 1년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정차역 추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갈매역'이다. 

GTX-B노선이 지나면서 소음·진동 등 피해가 예상되고 일대 공공주택지구 조성으로 '교통 지옥'이 불가피해 지역 주민들의 갈매역 추가 요구가 거세다.

그러나 인근 별내역과의 거리가 가까운 데다 정차역이 추가될수록 기존 '급행' 열차의 취지를 잃을 수 있어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구리 시민들이 '갈매역' 미는 이유

갈매신도시연합회 등 시민단체는 지난 14일 GTX-B노선 갈매역 정차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국토부와 민자 구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대우건설컨소시엄) 등에 전달했다. 청원서엔 약 6800명이 서명했다.

구리시는 B노선이 지나는 지자체 중 유일하게 구리에만 정차역이 없는 점 등에 반발하며 노선 발표 초기부터 갈매역 추가 정차를 요구해왔다. 

2030년 개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인 GTX-B노선(총 82.7km)은 인천대 입구~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남양주 별내~마석을 지나며 서울 서쪽과 동쪽을 잇는 노선이다. 

공사는 민자 구간인 △인천대 입구~용산 39.9km △별내~마석 22.9km, 재정 구간인 △용산~별내 19.9km로 나눠 진행한다. 

이중 재정 구간인 '용산~서울역~청량리~망우~별내' 가운데 망우역과 별내역 사이에 갈매역을 추가해달라는 게 갈매동 등 구리시민들의 요청이다. 

망우~갈매 구간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전환되는 경사 구간이라 소음, 진동, 분진 등의 피해를 줄이려면 대심도(지하 40~50m 터널) 통과하거나 갈매역에서 정차(속도 저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통 불편도 이유로 꼽힌다. 

갈매지역은 갈매동과 서울 중랑구 신내동을 잇는 경춘북로가 있지만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심하고, 경춘선 갈매역을 지나는 열차도 시간당 최대 4회(배차 간격 약 17분)에 불과하다. 

이에 2025년 말 마석~상봉 간 셔틀열차가 투입돼 배차 간격이 5분가량 줄어들 전망이지만 2030년 GTX-B노선이 개통하면 셔틀열차는 다시 없어질 예정이다. 

구리시 GTX-B노선 갈매역 정차 구상./자료=구리시

그러나 주변에서 공공주택지구를 조성 중이라 '교통 지옥'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갈매역 인근엔 이미 조성된 갈매역세권공공주택지구(2022년 기준 3만579명 거주)를 비롯해 태릉공공주택지구, 왕숙1공공주택지구 등이 개발 중으로 계획 인구가 그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대 공공주택지구의 계획 인구만 약 18만명에 이른다. 

갈매역세권공공주택지구의 계획 인구는 1만5979명, 노원구 공등롱 태릉공공주택지구는 1만6575명, 경기 남양 진건읍 왕숙1공공주택지구는 12만5000명 등이다.  
우려 속 실현 가능성은?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구리시까지 합세해 갈매역 정차 요구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구리시는 최근 국토부에 GTX-B노선의 갈매역 정차 시 플랫폼 구축과 역사 배치 인력 인건비, 열차 구입 지원 등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자체와 민간사업자가 비용 등 여러 면에서 협의를 이끌어낼 경우 정차역 추가를 제안할 순 있다. 

정부가 민자 구간 사업 공고를 낼 때 민간사업자가 3개까지 역을 추가 제안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우건설컨소시엄은 추가 제안 없이 입찰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제차와 우선협상대상자가 비용 분담 등 협의를 선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가 추가 정차를 포함한 사업계획을 제안하면 국토부가 검토해볼 순 있다"고 말했다. 

정차역 추가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경우 '고속' 열차의 기능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예상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갈매역 일대 공공주택지구 계획 인구./그래픽=비즈워치

GTX는 적은 역을 정차하는 대신 표정 속도 100km/h 이상의 빠른 속도로 주파할 수 있게 설계됐다.▷관련기사:[GTX 언제 타?]③D·E·F노선은 '전설 속' 노선?(2022년12월5일)

표정 속도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목적지까지 걸린 시간으로 나눈 속도로 소요 시간엔 정류장에 정차한 시간도 포함된다. 정차역이 늘어날수록 표정 속도가 느려져 '완행' 철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KTX도 당초 서울~부산까지 1시간대 주파 계획이었지만 정차하고 휘어가다 보니 2시간이 훨씬 넘게 됐다"며 "GTX는 매일 반복 통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이 노선의 성격이나 목적에 맞게 고속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추가 정차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매역을 비롯해 지역 주민들의 사업 반발이 커질수록 전반적인 사업 추진 속도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GTX-A의 경우 서울 청담동 주민들의 관통 반발이 강남구의 굴착허가 거부로 이어지면서 공사가 1년여 동안 중단돼 완공 시점이 1년 이상 늦춰진 바 있다. 

GTX-B의 경우 계획대로 내년 착공은 무리 없을 전망이지만 추가역이 생기면 전체적인 사업비, 요금체계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소요 시간이 늘어날 순 있다. 

또 갈매역과 철도 거리 1.5km 떨어진 별내역이 이미 GTX-B노선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도 추가 정차가 비효율적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들은 갈매역과 별내역이 거리상으론 가깝지만 실제론 하천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에 막혀 갈매행정복지센터에서 별내역까지 도보로 30분, 버스로 25분가량 소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교수는 "GTX는 주변 역세권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최소 1~2km 반경 내에서도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접근 연계 교통 체계를 확장시키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중간 역을 끼워넣는 게 아니라 기존 역에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TX는 향후 50~100년 가는 국가의 중대한 계획인데 지역 민원 또는 지역 정치인에 의해 휘둘려 전체적인 기능을 떨어트려선 안 된다"며 "오랫동안 여러 차례 검증·검토해서 만든 최종안인 만큼 국토부에서 중심을 잡고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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