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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롯데타워·남산까지 한눈에'…청량리역 마천루 입주 시작

  • 2023.06.16(금) 06:30

입주 시작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가보니
최고 59층 '뻥 뚫린 뷰'…드레스룸·팬트리 등 알짜 공간
인근 입주 폭탄에 전셋값 약세…연말까지 계속될 듯

"청량리가 완전히 바뀌었잖아요. 교통도 개선되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동네가 젊어졌어요. 이제 상권까지 달라지고 있죠."

지난 13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는 공인중개사 A씨는 청량리를 이같이 소개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들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청량리에 관해 물으면 '천지개벽'이라는 표현이 빠짐없이 등장할 정도였다.

실제 청량리역에서 나오자 끝없이 올라간 고층 아파트들이 눈에 띄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롯데캐슬 SKY-L65',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등 연내 입주하는 단지들이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형성하고 있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55층에서 바라본 전경 / 사진=이하은기자

롯데타워·남산타워가 한 눈에…초고층의 위력

이중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은 지난 3일 입주를 시작했다. 지하 8층~지상 59층, 4개 동, 1152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청량리역 6번 출구 건너편에 위치하며 역까지 거리는 걸어서 1분 정도로 가까웠다.

대규모 입주로 주변이 어수선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단지 앞에는 이삿짐을 실은 트럭 서너 대가 전부였다. 이사 때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없어 하루에 4가구 정도로 입주를 제한하고, 예약제로 이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입주 전인 전용 124㎡와 전용 84㎡ 타입을 한 곳씩 둘러봤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배치해 지상 3층에서 55층까지 이동하는 데 1분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전용 124㎡ 가구 안에 들어서니 초고층 아파트에서만 누릴 수 있는 뻥 뚫린 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구 내 테라스가 3곳에 달하는데, 여기선 롯데타워부터 남산타워까지 서울의 랜드마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침실은 총 3개로 안방에는 알파룸과 드레스룸이 함께 있다. 주방에는 팬트리가 있고, 바로 옆에는 세탁기 등을 설치할 수 있는 발코니가 있다. 입주민 전용 스마트홈 시스템이 적용돼 월패드와 전용 앱에서 커뮤니티 시설 예약, 엘리베이터 호출 등을 할 수 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경 / 사진=한양

전용 84㎡ 타입에선 거실의 큰 창을 통해 서울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전용 124㎡ 타입과 마찬가지로 침실은 3개, 욕실은 2개다. 전 가구의 안방에는 드레스룸이 배치됐다.

지상 4층에는 커뮤니티 시설인 '스카이 정원'이 있다. 놀이터와 작은 도서관, 분수 등으로 구성했는데, 이미 입주한 주민 여러 명이 이용 중이었다.

주상복합 아파트로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상업시설이다. 아직 분양 중이라 입주한 점포는 없었지만, 곳곳에 배치한 예술 작품이 썰렁함을 덜어냈다. 시공사인 한양은 상가에 '아트포레스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내부에 그래픽 디자이너 카미유 왈랄라의 패턴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청량리역 일대(왼쪽부터 롯데캐슬 SKY-L65,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해링턴 플레이스) / 사진=이하은 기자

입주 폭탄…집주인은 급매 대신 '직접 입주'

대단지 입주에 전셋값이 출렁이는 중이다. 청량리역 인근에 올해만 아파트 3곳이 입주하면서 해당 단지들뿐만 아니라 인근 아파트까지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렸다.

올해 1월 해링턴 플레이스(220가구)가 입주했고, 다음 달 롯데캐슬 SKY-L65(1425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오피스텔인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486가구)도 연말 입주할 계획이다. 이들 단지가 모두 입주를 마치기 전까지는 지금의 가격대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청량리역 근처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종길 대박부동산 대표는 "롯데캐슬은 전용 84㎡ 전세가 6억5000만~7억원에 거래되고,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은 5억5000만원까지도 물건이 있었다"며 "인근 외대 앞 신축 아파트는 2년 전만 해도 전용 84㎡ 전세가 6억원이었는데 이제 4억5000천만원 아래로 거래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이면 전세 물량이 정리될 텐데 금리 등 외부 이슈가 없다면 가격은 조금씩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급매에 나서는 집주인은 거의 없다는 게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분양 당시 강도 높은 청약 규제가 적용돼 실거주자만 분양받을 수 있었다. 애초 실거주를 염두에 두고 분양받은 탓에 기대보다 전셋값이 낮다면 차라리 직접 입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1억~14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 입주권은 10억~11억원에 팔렸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입주권 프리미엄은 4억원 정도로 업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적긴 하다"면서도 "전셋값과 갭이 많이 벌어져서 투자 수요가 많지 않고, 집주인도 급매를 던지느니 그냥 입주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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