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신축 아파트 선호가 강해지고 있어요. '로또 청약' 바람이 불어 한몫 챙길 기대를 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니 청약 경쟁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죠. 그런데 청약제도도 자꾸 달라져 복잡해집니다. 제 머릿속도요.
그 어려운 청약을 뚫고 당첨됐지만 포기하거나 부적격으로 걸러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청약 관련 제도는 이 추석 연휴가 지나고도 바뀌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해요. 알아야 손해를 피할 수 있죠. 자신에게 맞는 청약 유형에 맞춰 무사히 당첨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알아볼까요?
결혼 또는 출산했다면 '주목'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서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0.6대 1이었다고 해요. 세 자릿수 경쟁률은 2021년(163.8대 1) 이후 처음이라네요. 7월 청약을 받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는 평균 경쟁률이 572.3대 1에 달했죠.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한 청약 제도. 올해는 혼인과 출산 가구에 더 큰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제도 손질이 이뤄졌어요.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부터 부부의 중복 청약을 허용해 당첨 확률을 높여줬죠. 둘 다 당첨되면 빠른 당첨 건은 유효로 인정하고요. 또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합산하고 배우자가 혼인 전 주택을 소유했어도 청약할 수 있도록 했죠.
'신생아 특별공급'도 새로 생겼어요. 민간 분양의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공 물량의 20%를 신생아(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우선 공급하는 거죠. 임신 중인 태아와 입양한 자녀도 포함돼요. 공공분양에선 전체 가구의 10%를 출산 가구에 우선 공급하고요. 다자녀 특공 기준도 3자녀에서 2자녀로 문턱을 낮췄죠.
6월에는 신규 출산 가구에 특공 '추가 청약 1회'를 허용하는 방안이 나왔어요. 입주 전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이죠. 혼인 전 청약 당첨 이력도 눈 감기로 했대요. 이 밖에도 기존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을 만능통장인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내용도 공개됐고요.
연휴 이후 더 치열해지는 이유는
이런 발표에 따라 추석 연휴가 지난 뒤부터 바뀌어 시행되는 청약제도도 적잖아졌어요. 먼저 오는 10월부터는 청약통장 월 납입인정 한도가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라요. 공공분양은 저축 총액과 납입 횟수가 중요한 만큼 25만원을 채워 넣어야 유리해지죠. 미성년자 납입 인정 기간도 다음 달부터는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대요.
11월부터는 웬만한 빌라 1채 소유자도 청약 때 '무주택자' 자격을 준대요. 청약 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비아파트 범위가 기존 전용 60㎡ 이하, 공시가격 수도권 1억6000만원(지방 1억원)에서 전용 85㎡ 이하, 공시가격 5억원(지방 3억원)으로 확대되기 때문이죠. 시세 기준으론 8억~9억원대까지 포함될 것으로 보여요.
이렇게 청약 문턱이 낮아지면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습니다. 예비 청약자들이 할 수 있는 건 사실 틀리지 않는 것뿐이죠. 한국부동산원은 세대주 여부, 거주기간 기입 등 청약자들이 많이 실수하는 항목에 마이데이터를 적용해 보완하고 있죠. 청약홈 내 청약가점 계산기와 청약 가상 체험을 통해 충분히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과 지역별 예치 금액을 충족하는 건 기본이죠.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역은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하고요. 전용 85㎡ 이하 주택형은 서울·부산 300만원, 광역시 250만원, 시·군 200만원이 필요하죠.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입주자모집공고 당일, 그 외 통장 가입자의 경우 전날까지 미리 채워둬야 해요.
'끝없는 수정' 청약제도 향방은?
'로또 청약' 광풍 이후 부정청약 논란이 일면서 청약 가점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편법과 거짓으로 '만점 통장' 만들어서 '로또 분양'에서 당첨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져서죠.
가점제는 무주택기간(32점), 청약저축 가입 기간(17점), 부양가족 수(35점)를 더한 총점(최고 84점)이 높은 순으로 당첨되는 방식이죠. 국토부에 따르면 2020~2023년 적발된 부정청약 1116건 중 70%가량이 위장 전입이었대요.
국토부는 가점제 개편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대한 개편은 예고했어요. 전국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현행 방식을 손질하겠다는 것이죠. 박상우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거주지나 주택 수, 청약과열지역 여부 등이 고려 대상"이라고 언급했어요.
전문가들은 복잡한 청약제도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납입 총액으로 하는 국민주택, 가점으로 하는 민영주택의 차이를 두지 말고 일반공급의 절반은 매달 성실히 납입해 납입 총액이 큰 무주택자에게, 나머지는 공평하게 추첨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특별공급에 대해서도 김 소장은 "이 역시 자녀 수나 소득을 고려하지 말고 최소 자격 요건만 충족하면 물량의 절반은 납입 총액으로, 나머지는 추첨으로 배정하는 식으로 청약 제도를 쉽고 간단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하네요. 단순화에 따른 부작용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일리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