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회계제도는 모든 경제활동을 계획하고 통제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북한 회계가 어떤 모습인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석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31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주최 제1회 회계의 날 기념 세미나에서 '남북회계 협력의 기본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북한은 모든 기관의 경영활동과 성과를 통제하고 정부 재정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회계를 활용한다"며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재무회계보다는 세무회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는 "북한 회계법은 형식적인 면에서 우리나라의 국가회계법과 지방회계법, 외감법을 포괄하고 있다"며 "숫자를 기반으로 통제하기 때문에 회계의 중요성이 어느 나라못지 않게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남북투자지원센터장이 31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회계의 날 기념 세미나에서 '남북회계협력 전략적 포커스 및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 |
북한 회계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남북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남북투자지원센터장(사진)은 "북한도 시장경제요소를 반영한 회계처리기준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한 회계전문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도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남북경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제금융기구들의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다만 엄격한 회계투명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북한의 회계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인회계사회는 지난 7월부터 회계전문가들이 참여한 남북회계협력위원회를 통해 북한 회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에는 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위원장)와 정형록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 전용욱 삼일회계법인 상무, 강희천 대주회계법인 이사, 박정수 삼정회계법인 상무, 윤문수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부장, 이재일 안진회계법인 부대표, 정준양 한영회계법인 상무 등이 참여했다.
▲ 한국공인회계사회 남북회계협력위원회 공동연구진들이 31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회계의 날 기념 세미나에서 '남북회계 협력의 기본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임명규 기자 / sev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