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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建設외길 50년' 이지송 LH 초대사장 퇴임

  • 2013.05.14(화) 00:00

"여기 천막에 전기 들어오게 연결해서 전기난로랑 전기장판 좀 가져다드리고, 보온막도 쳐 드리세요."

 

2010년 12월 성남 분당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 공터. LH 직원들은 전날 단식농성에 돌입한 파주운정3지구 원주민 10여명의 천막에 편의시설을 설치하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지시를 내린 사람은 다름아닌 주민들 농성의 대상인 LH 이지송 사장이었다. 그는 보상이 미뤄져 LH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농성천막 바로 옆에 자신이 머무를 천막을 치고 하룻밤을 지내기도 했다.

 

이 사장은 "LH 때문에 주민들이 고생하고 있으니 LH 사장도 함께 고생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지금도 LH와 건설업계에 회자되는 일화다.

 

50년 가까이 건설업계에 몸 담았던 이지송 LH 사장이 14일 오후 퇴임식을 갖고 현직에서 물러난다. LH 초대 사장으로 취임한 지 3년 8개월 만이다.

 

이 사장은 1965년 현재의 국토교통부격인 건설부 한강유역합동조사단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 수자원공사를 거쳐 현대건설에서 30여년 동안 근무했다.

 

99년 부사장으로 퇴임한 이후 경인운하 사장, 경복대학 토목설계과 교수를 역임한 뒤 2003년 3월 다시 현대건설 CEO로 돌아와 워크아웃 졸업을 진두지휘 했다.

 

2007년 퇴임 뒤에는 경복대학 총장으로 취임했고,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하면서 LH가 탄생하자 초대 사장 자리에 낙점됐다.

 

LH는 거대조직 통합과 40조원에 이르는 부채 축소 등 시급한 현안이 가장 많은 공기업이었다. 이 사장은 미리 배포한 퇴임사에서 "매일 매일이 전쟁이었고 생존과의 싸움이었다"며 "변화와 개혁으로 통합 공사의 토대와 기틀을 세우고 경영정상화의 초석을 닦은 것으로 국가와 국민이 준 소임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종종 회의석상에서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다 그릇 깨뜨리는 며느리는 용서해도, 그릇 깰까봐 방구석에서 이불 쓰고 있는 며느리는 용서 못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열심히 하다가 실수하는 것은 괜찮지만, 실패가 두려워 몸을 사리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지난해엔 현대건설 재임 시절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200억원 규모의 현대엔지니어링 스톡옵션 5만주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반납했다.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공직자로서 직원들에게 더욱 깨끗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지난 3월 공기업 수장 가운데 가장 먼저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 퇴임후 이 사장은 모교인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겨 건설 인생 50년의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이지송 사장은

 

▲1940년 7월 15일 생 ▲경동고등학교(1958년)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 졸업(1963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학위(2003년) ▲현대건설 재직(1976년~1998년) ▲경인운하 사장(1998년∼2000년) ▲경복대학 토목설계과 교수(2000년∼2003년) ▲현대건설 사장(2003년∼2006년) ▲경복대학 총장(2007년∼2009년) ▲LH 사장(2009년 10월~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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