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외국계 은행의 대표 CEO로 꼽히는 하영구 씨티은행장과 리차드 힐 SC은행장이 잇단 악재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을 통해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워치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우리나라에서 외국계 금융회사는 선망에 대상입니다. 높은 연봉에다 글로벌 이미지까지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실적은 곤두박질하고 덩치는 쪼그라들면서 한국시장 철수설까지 나돌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대표적인 외국계 CEO로 꼽히는 하영구 씨티은행장과 리차드 힐 SC은행장도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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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선, 외국계 은행들의 실적, 어떻습니까?
<기자>
SC은행은 올 3분기 222억 원의 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씨티은행도 순이익이 279억 원에 그치면서 지난해보다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두 은행 모두 지방은행에도 크게 못 미쳤는데요.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별로 희망이 없다는 겁니다.
두 은행 모두 자산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산이 줄고 있다는 건 영업력 약화와 함께 미래 성장성에도 문제가 생겼음을 뜻합니다. 국내 은행권에서 두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만 해도 15%에 달했는데요. 지금은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덩치가 쪼그라들었습니다.
<앵커>
두 은행 모두,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최근 SC와 씨티는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직과 점포 그리고 인력을 계속 줄이고 있는 건데요. SC그룹은 이미 본사 차원에서 한국SC은행의 지점을 25% 줄이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씨티그룹 역시 주요 대도시의 최상류층만 상대하는 쪽으로 한국사업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두 그룹 모두 계열사들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은행 모두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는데요. 한국사업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추가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최장수 은행장이자,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려움에 빠진 이유, 뭐라고 보세요?
<기자>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씨티은행 서울지점으로 입행해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2001년 한미은행장에 올라 적자은행을 흑자은행으로 탈바꿈시키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그러면서 무려 5연임에 성공했습니다. 내후년까지 임기를 채우면 은행장만 15년 동안 하게 되는 건데요.
반면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습니다. 장기집권 과정에서 미국 본사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경영과 고배당으로 눈총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직원들이 은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결국 조직을 쥐어짜 이익을 내는 데는 뛰어났지만, 조직을 키우는 능력은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월가 CEO상에 부합했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앵커>
리차드 힐 SC은행장도 평가가 평가가 나쁘지 않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겁니까?
<기자>
힐 행장도 2009년 은행장에 올라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나름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외국계 CEO 가운데선 드물게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밝은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히는데요.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구제일이란 한국식 이름을 지어주고,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SC은행의 추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SC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은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표 시중은행이었는데요. SC그룹에 인수된 후 내부 갈등과 혼란에 휩싸이면서 결국 시너지를 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외국계들이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기자>
외신들은 제약이 많고 일관성이 떨어지는 국내 금융규제를 그 이유로 꼽고 있는데요. 하지만 규제 환경만으론 설명이 어렵습니다. 영업 기반이 약했던데다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제대로 못 맞춘 이유가 결국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가면서 먹거리 자체도 줄고 있는데요. 외국계는 전략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지역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시장은 외국계 금융회사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이미 한국시장 철수를 선언한 HSBC처럼 SC와 씨티도 이런 구조적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김기자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