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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씨티 등 외국계은행 추락..구조조정 회오리 분다

  • 2013.11.15(금) 15:28

순이익 급감은 물론 자산규모도 축소…성장성에 먹구름
SC은행 지점 25% 축소 공식화…점포·인력 계속 줄일 듯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와 한국씨티 등 유수의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에서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순이익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은 물론 덩치마저 계속 쪼그라들면서 성장동력 훼손도 심각한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들어서면서 전략적으로 한국시장의 비중을 계속 줄여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래저래 SC와 씨티은행의 점포와 인력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 SC는 적자전환, 씨티는 순이익 반 토막

SC은행은 올 3분기 222억 원의 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정기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 590억 원이 한꺼번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7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5% 줄었다.

씨티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279억 원에 불과했다. 올 2분기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450억 원에 그쳤다.

SC와 씨티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지방은행에도 크게 못 미친다. 대구와 부산은행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두 은행을 크게 웃돌았다. 경남은행도 두 은행보단 많았다.

더 큰 문제는 자산규모가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이 줄고 있다는 건 성장이 멈췄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영업력 약화와 함께 앞으로 성장성에도 문제가 생겼음을 뜻한다. 9월 말 현재 SC은행의 총자산은 62조 370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9월 말보다 13% 넘게 급감했다.

씨티은행 역시 54조 4400억 원에 그치면서 지난해보다 12% 넘게 줄었다. 은행 측은 신용관리 강화와 자산 최적화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업의 역량 자체가 전반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HSBC 이어 한국사업 비중 계속 줄일 듯

글로벌 금융회사인 SC와 씨티는 이미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을 계속 줄이겠다는 방침을 직간접적으로 밝힌 상태다. SC그룹 재무담당 임원은 최근 한국SC은행의 지점을 25%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현재 350개인 지점을 250개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SC은행은 대규모 파업을 겪으면서 이미 지점 수를 50곳 넘게 줄였다.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등 트렌드 변화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 축소 과정으로 풀이된다.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점 축소에 따라 인력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 측은 당장 인력을 줄일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방문 영업 등 다른 분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SC은행은 이미 2011년 80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씨티은행도 올 들어 22곳의 점포를 폐쇄했다. 전체 점포의 18%에 달하는 숫자다. 씨티은행은 앞으로도 꾸준히 점포를 줄여나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말 200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으며, 추가 인력 감축설도 계속 나돌고 있다.

특히 씨티은행이 지난 8월 영입한 외국인 수석부행장을 두고도 말이 많다. 해당 인물이 구조조정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씨티은행에 구조조정의 피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SC와 씨티, 구조조정 회오리 불가피

그렇다면 SC와 씨티 등 유수의 글로벌 은행들이 한국시장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빌빌대는 이유는 뭘까. 우선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본격화하면서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전략적인 패착도 거론된다. 나름 선진 금융기법을 내세우긴 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형 은행들과 비교할 때 열세에 있는 영업력과 우리나라 특유의 금융규제 환경도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을 꾸준히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HSBC은행이 이미 본점을 제외한 모든 영업점을 폐쇄하면서 소매금융 시장에서 철수했고, SC와 씨티 역시 HSBC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는 글로벌 전략에 따라 성장성이 더 높은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면서 “SC와 씨티 등 외국계 은행들은 앞으로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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