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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스티브잡스는 모던 마키아벨리”

  • 2014.05.09(금) 17:08

이안 디맥..‘사장이 되려면 마키아벨리를 만나라!’ 저자

 

▲ 마키아벨리가 `군주론` 모델로 삼은 체사레 보르자의 초상화.

체사레 보르자는 잔혹하며 아름다운 군주였다. 그는 손님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 손님이 독배를 마시며 죽어 가는 모습을 태연히 지켜 보는 사내였다. 이러한 잔인함의 이면에는 이탈리아반도 중부를 통일해 강력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아름다운 꿈’이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그런 체사레 보르자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마키아벨리가 활동하던 당시 이탈리아는 여러 개의 왕국과 공화국으로 찢겨 전쟁을 반복했다. 도덕에 얽매이지 않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로마냐 지방을 지배한 전제군주 체사레 보르자가 이상적으로 보였음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체사레 보르자는 1507년 생을 마감했지만 마키아벨리의 책 ‘군주론’ 속에서 아직도 살아 숨쉰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탈고한 지 500년하고도 꼬박 1년이 지났다. 지난 세월동안 체사레 보르자는 끊임없이 회자됐다.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군주상이 세월을 뛰어 넘어 설득력을 가진다는 얘기다.

 

지난 2002년 발간된 ‘사장이 되려면 마키아벨리를 만나라!(The modern Machiavelli)’는 ‘군주론’에서 권력의 원칙을 착안해 풀어낸 책이다. 최근 우리말 번역본 출간을 계기로 이메일을 통해 저자 이안 디맥을 인터뷰했다.

 

▲ 저자 이안 디맥이 마키아벨리의 고향 피렌체에서 찍은 사진.

 

 

 

 

- 마키아벨리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20대에 처음으로 군주론을 읽었다. 그 후 이 책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군주론의 내용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단순하게 선과 악을 구분 짓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해서 보여준다. 나는 최선을 다해 군주론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내 삶에 적용시키고자 했다.”

 

- 군주론에 대해서는 비난과 찬사가 엇갈린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생각은


“마키아벨리는 우리와 무척 닮아 있다. 그의 이름은 비도덕적 정치의 대명사로 남아 있지만 정작 자신은 ‘마키아벨리즘’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의 고향 피렌체를 사랑했다. 피렌체가 번영하기를 원했다. 군주론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이다. 그는 단지 솔직했을 뿐이다. 나는 마키아벨리의 그러한 용기와 진솔함을 존경한다.”

 

- 군주론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군주론에서 뽑아 낸 ‘권력의 원칙’은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된다. 모든 사람이 CEO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어떤 집단에서든 지도자의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모든 사람들에게 ‘권력의 7대 원칙’이 유용할 거라고 생각한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 노예처럼 비굴하게 살거나 잔인하게 굴 필요는 없다. 이 원칙을 알면 조직 내에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될 것이다.”

 

- 유명인 중 ‘모던 마키아벨리’를 꼽는다면


“(미국의 부동산 재벌)도널드 트럼프는 대중들에게 걸걸한 모습을 보여주며 ‘모던 마키아벨리’로 비치기를 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게 그의 진정한 성격은 아니라고 본다. 스티브 잡스야말로 마키아벨리적인 성격을 보여준 사람이다.”

 

- 20여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과 관련된 경험이 있나


“지난 1984년에서 2001년까지 호주에서 공직에 몸담았다. 그곳에서 조직을 효율적으로 경영하는 강력한 리더와 혼란과 불화를 만드는 유약한 리더, 모두를 겪었다. 권력자(간부)들은 자신을 향한 도전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위풍당당한 가면 뒤에서는 권력을 잃을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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