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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에 뺏기고 `블랙프라이데이`에 치이고

  • 2014.12.01(월) 15:51

'해외로, 해외로' 직구열풍, 백화점·마트 '전전긍긍'

미국에서 시작된 '블랙 프라이데이'가 도미노처럼 한국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해외진출업체나 직구(해외 직접구매) 중개회사는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은 매출하락과 고객이탈로 전전긍긍이다.

◇美, 문도 안열었는데…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된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자정. 이랜드가 2007년 문을 연 뉴욕 34번가 '후아유' 매장 앞에는 두시간 전부터 꼬리에 꼬리를 문 긴 줄이 생겼다.

 

모든 의류를 절반값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후아유 의류를 사려고 몰려든 사람들 때문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새벽 4시까지 1000여명의 고객들이 줄을 섰다"고 전했다.

 

이날 후아유 매장은 하루 만에 21만달러, 우리돈 2억3000만원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후아유 단일 매장으로는 최대 판매기록이다.

해외 직구족을 위한 배송대행업체인 위메프박스는 블랙 프라이데이 이틀간 배송신청건수가 작년 이맘때의 7배로 늘었다.

 

아마존·갭·랄프로렌 등 해외쇼핑몰에서 의류와 신발, 주방용품 등을 직접 사려는 소비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배송대행을 맡기려고 위메프박스에 신규 가입한 사람들도 작년의 10배 수준에 달했다고 한다.

◇韓, 문 열었어도…

겨울세일이 한창인 백화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총력전을 펴고 있음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의류 판매가 부진한 탓이다. 여기에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해외쇼핑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 점도 백화점들이 한숨을 내쉬는 이유가 됐다.

롯데백화점은 세일 첫날부터 지난 27일까지 매출신장률이 2.6%에 그쳤고 현대백화점은 1.8%, 신세계백화점은 0.2%에 불과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해 매출증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역성장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직구와 같은 해외 유통채널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매출부진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들은 고객 되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롯데닷컴·롯데아이몰·엘롯데 등 롯데의 온라인몰은 이날(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잡화와 남녀의류 등을 40~80% 할인 판매하는 행사에 돌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2월 한달을 '블랙 디셈버'로 정하고 백화점에선 흔치 않은 12개월 무이자 할부혜택을 내걸었다.

◇ '직구'가 던진 경고

유통업계에선 국경의 구분없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종전과는 다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서치회사 칸타월드패널이 전국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소비자들의 67%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넘나들며 쇼핑을 즐기는 '크로스오버 쇼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매장만 둘러보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식의 '전통적 소비자'는 10명중 3명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이 똑똑해졌다는 얘기다. 이런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한국에만 머물지 않는다.

박유진 위메프 홍보실장은 "해외 직구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상품경쟁력과 서비스정신 없이는 유통업체나 제조업체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경고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블랙 프라이데이 = 미국 유통업체들은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에 맞춰 대규모 세일에 들어간다. 이에 맞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면서 장부상 적자(red ink)였던 기업이 흑자(black)로 돌아선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어두울 때부터 사람들이 몰려 상점 직원들이 하루종일 피곤한 날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판매실적이 각 기업의 주가에 큰 영향을 준다.

 

◆ 직구 = 해외 직접구매의 준말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금액은 1조1356억원으로 한해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 올해는 연말까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최근 G마켓이 고객 24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1%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에 해외직구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선 최근 3년간 해외직구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1인당 연평균 소비금액은 87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여행 중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사람들의 소비금액(1인당 96만5000원)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해외직구가 빠르게 늘었다.

 

◆ 크로스오버 쇼퍼?

*쇼루머: 매장에서 고른뒤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소비자

*웹루머: 온라인에서 고른뒤 구입은 매장에서 하는 소비자

*옴니쇼퍼: 매장과 온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쇼핑하는 소비자

*크로스오버 쇼퍼: 쇼루머+웹루머+옴니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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