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은 10일 "티몬 지분인수를 위한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티몬 인수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한 결과, 가격과 기타 조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서로 달랐다"며 "티몬 인수 여부와는 별개로 향후 모바일 유통채널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8일 "티몬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두 기업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티몬 인수전은 KKR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인수의사를 보였던 기업이 불참을 선언한 것은 매각하려는 쪽과 인수하려는 쪽의 가격차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티몬 대주주인 그루폰은 티몬의 전체 지분가격을 1조원 이상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측에서 지분 50%만 가져가더라도 수천억원의 돈을 지불해야하는 셈이다.
지난 2013년 11월 그루폰이 티몬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을 때 가격이 2억6000만달러(약 2700억원)였던 점에 비춰볼 때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게 유통업계의 반응이었다.
실적도 좋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설립된 티몬은 가입자수가 1000만명 이상 확대되는 과정에서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 2013년 7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쿠팡, 위메프와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해도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인수 후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추가적인 투자를 감수해야 하는 점도 인수후보들을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근 쿠팡은 '쿠팡맨'이라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물류와 배송분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루폰도 이번 지분매각을 공격적 투자를 위한 재원마련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분인수만으로 끝이 아닌 셈이다. 특히 CJ오쇼핑은 이재현 그룹회장의 부재 속에 막대한 금액의 투자결정을 하는 것이라 그룹 내부에서도 인수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또 '채용갑질' 논란으로 방문자수가 줄어든 위메프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소셜커머스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지 않은 점도 티몬 인수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사업환경과 조직문화 등이 기존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티몬 관계자는 "당초 지분매각의 목적이 투자금 유치였고, 두 대기업이 빠졌어도 다른 곳과는 진행이 잘 되고 있다"고 "지분매각 과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