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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만난 신격호 '허허 웃었나, 격노했나' 진실게임

  • 2015.08.03(월) 20:51

신격호·신동빈 한달만에 부자대면
신동빈측 “5분간 대화하며 화해했다”
신격호측 “1~2초 만에 신동빈 나가”

 

누군가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왕자의 난이 일어난 롯데그룹 얘기다. 신동빈(사진) 롯데 회장측은 5분간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와 대화했다고 주장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측은 신 총괄회장이 격노해 1~2초 만에 아들(신동빈)이 떠났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한달만에 이뤄진 부자의 만남은 의문점만 남긴 채 끝났다.

3일 오후 3시27분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신 회장은 곧바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았다. 신 회장이 공항에서 “가까운 시일 내 (아버지를) 만나겠다”고 밝힌지 1시간 만이었다. 그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달 8~9일, 그러니까 거의 한달만의 부자상봉이다. 

호텔 로비에 선 신 회장은 아무런 말없이 한번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 집무실이 있는 34층으로 올라갔다. 아버지와 만난 뒤 신 회장은 취재진을 피해 호텔을 빠져나갔다. 그를 대신해 오후 5시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홍보)가 취재진 앞에 섰다.

이 상무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5분정도 아버지와 대화했다”고 전달했다. 신 회장이 아버지에게 “출장 잘 다녀왔습니다”고 말하자, 신 총괄회장은 웃으면서 아들을 맞았다고 집무실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후 롯데그룹은 보충 보도자료도 냈다. 이 자료는 “신동빈 회장은 아버님께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격호 회장은 ‘어디 갔다 왔냐’ 고 물었고, 신동빈 회장이 ‘금일 동경에서 돌아왔습니다’고 대답하자 신 총괄회장은 ‘어허, 그러냐’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오후 6시51분께 호텔 로비에 나타난 신선호(사진) 산사스식품 사장은 전혀 다른 말을 했다. 신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집무실에) 들어왔는데, (신격호 회장이) 보고 바로 나가라고 했다”며 “(다른 얘기) 할 시간도 없었다. 1~2초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신격호 회장이) 보통 화가 나 있는 게 아니었다.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다. 격노했다”고 덧붙였다.

누군가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를 등에 업은 장남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아버지를 등진 차남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터진 지난달부터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에게 중국 사업 적자를 숨겼는지와 롯데의 실질적 지주사인 일본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우호 지분 확보 여부를 두고 서로 유리한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이날 부자간의 만남도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지 알 수 없다. 신 회장 쪽을 대변한 이 상무는 “부자가 화해했다”고 처음에 말을 했다가 “정말 화해했냐”는 계속되는 질문에 “언제든 부자간 만남에는 따뜻한 정이 오고가는 것 아니겠냐”며 말을 돌리며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34층 집무실에 없었다. 신 사장은 집무실에서 당시 현장을 지켜봤지만, 신동주 측을 지지해 객관성이 결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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