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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잘나가는 이랜드 신용등급 '빨간불'…왜?

  • 2015.12.17(목) 11:16

준명품 이랜드 브랜드, 중저가 쇼핑몰에 밀려
나이스신평 "이랜드월드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 중국 '티니위니' 매장.(사진 = 이랜드)

 

이랜드는 오리온과 함께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국내 패션업계가 유니클로 등 해외 SPA브랜드에 밀려 고전할 때도, 이랜드는 현금 창구인 중국 법인 덕에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감행했다. 그런데 이랜드 중국 사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이랜드그룹 계열사 3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하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5일 이랜드그룹의 사업지주사인 이랜드월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조정했다. ‘부정적’은 중기적으로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등급이 현재 ‘BBB+’에서 그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점점 더 투기등급 하단(BBB-)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 전망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사업이다.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 법인이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의념, 의련, 위시 등 중국 법인 3곳의 매출은 2012년 1조7326억원에서 지난해 2조1667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3곳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2174억원에서 지난해 1701억원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792억원)도 전년동기 대비 12.1% 줄었다.

중국 백화점에서 파는 '스코필드', '로엠', '티니위니' 등 이랜드의 준명품 브랜드가 값싼 할인점 브랜드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중국에서 이랜드는 주로 백화점에서 영업을 해왔는데, 중국 유통시장의 중심이 백화점에서 할인점이나 몰로 이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의류 할인판매가 시작될 것이고, 일부 재고는 할인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패션 시장의 유통 구조가 기존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바뀌고 있는 것은 맞다”며 “스파오, 미쏘 등 SPA 브랜드는 마진이 기존 브랜드보다 떨어지지만, 시장을 늘릴 기회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빚으로 감행했던 M&A도 부담이다. 이랜드그룹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호텔, 백화점, 마트, 패션업체 등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2010년부터 6년간 M&A에 들어간 투자금만 1조원이 넘는다. M&A가 공격적일수록, 빚 부담은 늘었다. 이랜드그룹의 차입금은 2010년 2조1588억원에서 올 6월 5조2081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은 344.9%에 이른다.

중국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한 '벨페', '만다리나덕', '코치넬레' 등 의류 브랜드도 부진하다. '만다리나덕'과 '코치넬레'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유로 이랜드 컴퍼니(Euro E.Land Company)는 올 상반기 24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연구원은 “이랜드의 중국 사업의 성장성은 과거보다 안 좋아진 모습”이라며 “앞으로 회복될 가능성보다 현재보다 안 좋아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외식레저 계열사 이랜드파크는 상황이 더 나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랜드파크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리는 것과 함께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강등했다. 이랜드파크는 올 상반기 매출 3384억원을 올렸지만, 26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한해 순손실은 57억원에 불과했었다.

이는 사업 확장의 ‘피로’와 메르스 여파로 호텔레저 사업부가 올 상반기에만 202억원의 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더파인트리앤스파 등 신규로 리조트를 사들인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애슐리'도 패밀리레스토랑 경쟁이 심화되면서, 정체에 빠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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