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170억원을 쏟아 부은 화장품 회사 비디비치코스메틱이 독자경영에 실패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4일 비디비치코스메틱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비디비치코스메틱의 합병비율은 1대 0으로, 비디비치코스메틱은 소멸하게 된다. 회사 측은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방지하고, 화장품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합병”이라고 설명했다.
비디비치(VIDI VICI)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씨가 2005년 출시한 색조 전문 브랜드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3월 비디비치코스메틱 120만주(70.38%)를 60억원에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수 당시 비디비치코스메틱은 이미 완전자본잠식상태였다. 2011년 순손실은 28억원으로 매출(26억원) 규모보다 컸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했다.
이후 신세계인터네셔날은 3차례의 증자를 통해 총 11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2012년 40억원, 2014년 30억원, 2015년 40억원 등 유상증자를 통해 비디비치코스메틱에 신규 자금을 수혈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네셔날은 유상증자를 통해 비디비치코스메틱 지분을 70%에서 100%로 끌어올렸다.
대규모 투자에도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인수 직후 20억원대에 불과하던 매출은 '신세계 효과'로 확 뛰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매출은 132억원(2013년), 105억원(2014년), 64억원(2015년 예상)으로 매년 줄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2013년 43억원, 2014년 67억원, 2015년 25억원(예상) 등으로 적자늪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코스메틱을 독자적 회사로 키우는데는 실패했지만, 화장품 사업 투자는 강화하고 있다. 작년 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손잡고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인터코스는 샤넬과 랑콤 등과 거래하고 있는 세계 1위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로, 이번 합작으로 신세계인터네셔날은 화장품 제조 기반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