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수요가 점점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HMR 사업의 중심에는 신세계푸드가 자리하고 있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피코크' HMR 제품의 4분의 1(매출액 기준) 가량을 신세계푸드가 생산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충북 음성에 식품가공센터를 가동한데 이어 10월에는 이마트에 피코크 만두를 납품하던 세린식품을 인수하는 등 신세계그룹 유일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그룹내 위상은 지난해 말 그룹임원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마트 식품본부장이던 최성재 부사장이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 임명된 것을 비롯해 이주희 이마트 재무담당 상무와 강종식 이마트 HMR 상무보 등 이마트 임원 4명이 신세계푸드로 옮겼다.
내달 초에는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의 신세계푸드 본사가 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다. 근처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이마트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마트와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세계푸드 자체적으로도 HMR 사업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2일 '올반'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양념갈비·소갈비·떡갈비를 선보였다. 원래 올반은 지난 2014년 10월 신세계푸드가 한식전문점을 내면서 사용한 이름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올반이 진정성 있는 요리법으로 알려진 외식브랜드이고, 그 요리법을 적용해 생산하는 것이라 새로운 HMR 브랜드를 올반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CJ그룹이 한식전문점으로 시작한 '비비고'를 만두·김치·떡갈비 등의 HMR 브랜드로 키운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현재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월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는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굳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HMR 제품의 올반 브랜드 출시를 시작으로 식품제조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푸드는 내부적으로 오는 2023년까지 매출액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2014년 매출은 6500억원이었으며, 지난해는 9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증권가에선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