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품진로가 잘 팔릴수록 하이트진로의 고민도 깊어진다. 일품진로는 시중에서 물량이 달릴 정도로 잘 팔리는데, 오크통에서 10년 숙성된 원액의 양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품진로의 판매량은 매년 기록을 세우고 있다. 판매량은 8만병(2013년), 17만병(2014년), 45만병(2015년) 등 매년 2배 넘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30만병이 팔렸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깰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정체된 국내 주류업계에 효자상품이 나왔지만, 정작 하이트진로는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일품진로의 판매량이 너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원액이 동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 내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다른 제품들과 달리 일품진로는 생산기간만 최소10년이 걸린다. 올해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2006년 이전에 담갔던 원액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2006년에 누구도 일품진로가 이정도로 성공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2006년 이전에 담갔던 원액으로 최근의 판매량을 감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들어서야 매년 담그는 술 양을 늘리고 있다. 올해 벌써 800개의 오크통에 새 술을 담갔다. 7개월 만에 작년 한해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가장 큰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연산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현재 10년숙성 일품진로를 위스키와 같이 3년, 5년, 7년 등 다양한 연산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이 방안도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가격 문제다. 현재 일품진로 출고가는 9400원인데, 연산이 낮다고 이보다 가격을 내리면 수지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리즈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