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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홀딩스, 중외정보기술 매매가 '고무줄' 논란

  • 2016.08.02(화) 16:19

이 명예회장 3남과 거래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
계열분리 후에도 매출 30% 이상 JW그룹과 관련

JW중외제약 전경. [사진=JW중외제약 홈페이지]

 

JW홀딩스 계열사였던 중외정보기술이 2010년 계열분리 과정에서 주식가치를 일관성 없이 평가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외정보기술은 계열분리 이후에도 JW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일고 있다. 

 

현재 중외정보기술은 비상장사로 JW홀딩스 이종호 명예회장의 3남 이정하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 주식가치 1년새 3570원서 973원으로 

 

중외정보기술은 JW홀딩스의 전신인 JW중외제약이 지난 1999년 1억8000만원을 출자해 설립한 IT서비스 계열사다. 통합의료정보시스템, 병원 대기환자 관리 시스템 등 의료시스템뿐 아니라 모바일 영업시스템, 약물 시판후 조사시스템 등을 제공한다.

 

JW중외제약은 중외정보기술 지분 51.4%를 확보했다가 2006년 4월12일 중외정보기술이 증자를 실시하면서 지분율이 49.0%로 떨어진다. 당시 출자대상 주식수는 1만3000주, 출자액은 1억5600만원으로 주당 1만2000원이었다. JW중외제약은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시도했고, 중외정보기술 주식은 JW홀딩스가 보유하게 됐다. 2009년 9월30일 기준 JW홀딩스가 공시한 중외정보기술 주식 장부가액은 주당 1만1400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또 JW홀딩스는 2009년 12월30일 중외정보기술 보통주 1650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50.1%로 높이면서 다시 자회사로 편입시킨다. 이때 주식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반영해 주당 3만5700원으로, 3개월 전 장부가액에서 3배 이상 올랐다.

 

이와 관련 JW홀딩스 관계자는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주식가치를 주당 3만5700원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5개월 뒤인 2010년 5월18일 중외정보기술은 액면가 5000원 짜리 주식을 500원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실시한다. 발행주식수도 15만주에서 150만주로 늘어났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JW홀딩스는 마음을 바꿔 2010년 9월30일 중외정보기술을 계열분리 하기로 결정한다. 중외정보기술은 이종호 명예회장의 3남 이정하 대표가 독립경영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JW홀딩스는 보유중이던 중외정보기술 50.1%(75만1500주) 전량을 이정하 대표에게 매각한다. 그런데 이때 주식가치가 주당 973원에 불과했다.

 

주당 973원은 액면분할을 감안할 때 2009년 9월30일 장부가액(1140원)에 비해 14% 할인된 가격이고, 2009년 12월30일 거래액(3570원)에 비해 약 73% 할인된 가격인 셈이다. JW홀딩스가 주식을 샀을 땐 경영권 프리미엄을 줬지만, 되팔 땐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이 오히려 할인된 가격에 팔았다는 얘기다. 

 

◇ 같은 기간 매출변화 없어..배경 의문

 

그렇다면 2009년 12월30일 부터 2010년 9월30일 사이 중외정보기술의 주식가치가 변화될 만한 커다란 내부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중외정보기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매출은 141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이었다. 이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아 정확한 실적파악은 어렵지만, 단기간 내 경영실적에 큰 악영향을 미칠만한 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주식가치를 산출할 때 계산식에 포함되는 회사의 3년치 순이익과 순자산 중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주식가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외정보기술 주식가치의 변곡점이 된 2009년 이 회사의 순이익과 총자산에서 막대한 손실은 없었다.

 

JW홀딩스 공시에 따르면, 오히려 중외정보기술의 순이익은 지난 2009년 3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총자산은 86억원으로 전년(88억원)과 비슷했다.

조남철 두드림세무회계컨설팅 세무사는 "만약 2010년도 들어서 고배당이 있었다면 주식가치가 973원으로 떨어졌을 수 있다"며 "다만 시세와 비교했을 때 현격하게 차이 나는 거래로 인해 주식가치가 떨어졌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화 법무법인한백 변호사는 "경영권이 포함된 주식인데도 사들일 때와 달리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넘긴 것은 JW홀딩스 경영진들에게 배임 의혹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JW홀딩스 관계자는 "당시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IT계열사인 중외정보기술의 계열분리를 결정한 것으로, 정당한 주식가치 평가를 거쳐 매각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JW중외제약이 중외정보기술 75만1500주를 취득한 1999년 11월과 2006년 4월, 2009년 12월 등 총 세차례에 걸쳐 3억9500만원을 투입(평균 주가 525원)했으며, 2010년 9월 총 7억3000만원에 매도(평균 주가 973원)해 3억3000만원의 이익을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식가치 평가에 대한 회계자료 문의에 대해선  "당시 근무했던 회계 담당자가 모두 퇴사해 아는 바가 없다"고만 답변했다.


◇ '남남'됐지만 거래는 '끈끈'

중외정보기술은 JW홀딩스와 지분관계를 정리하면서 계열분리가 된 후에도 '중외'라는 명칭을 사용 중이다. JW홀딩스 계열사에 대한 매출의존도도 계열분리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외정보기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에서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등 JW홀딩스 계열사 등을 통한 매출 비중은 2006년 28%, 2007년 39%, 2008년 41%를 기록했다. 계열분리 이후인 2013년에는 27%, 2014년에는 32%을 기록했다.

 

이와관련, 중외정보기술 2014년도 감사업무를 담당했던 회계법인세진 측은 "이용자는 재무제표(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회사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특수관계자에 의존하고 있는데, 당기 와 전기 중 특수관계자인 중외제약 등에 각각 총 매출의 32.0%와 총매출의 27.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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