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회계 책은 두 가지로 나뉜다.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거나. 입문서 다음에 읽을 만한 마땅한 중급 회계 서적이 없는 게 현실이다. 고려대 경영대학 이한상 교수는 "늘 고만고만한 입문서만 찾아다니며 '회알못(회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며 신간을 한 권 추천했다. 이달 23일 출간된 '이것이 실전회계다'(어바웃어북, 이하 실전회계)이다.
‘실전회계’는 회계에 관심이 많은 전직 기자(김수헌)와 세상에 관심이 많은 회계사(이재홍)가 만나 만든 책이다. 김수헌 작가는 중앙일보와 이데일리를 거쳐 현재 언론사(글로벌모니터) 대표를 맡고 있다. 독학으로 회계 공부를 시작해 경영 언어인 회계 '까막눈'에서 벗어난 뒤 숫자 이면에 가려진 팩트를 찾아냈다. 이 회계사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KEB하나은행 기업컨설팅센터에서 일하면서, 온라인 등에 회계에 얽힌 이야기를 쓰며 독자와 만나왔다.
두 사람이 만난 목적은 명료했다. '일주일이면 회계 천재가 될 수 있다'고 유혹하는 회계 입문서를 뛰어넘는 중급 회계 교양서적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책장을 넘기기 쉽지 않지만 책에서 손을 뗄 수 없는 그런 책 말이다. 그 힘은 풍부한 사례에서 나온다.
선수금에 대해 설명하는 '실전회계' 52쪽을 펼쳐보자. 선수금은 거래처로부터 주문 대금으로 받은 돈이다. 자산 같아 보이지만, 부채로 구분되는 헷갈리는 회계계정이다. 이 책은 선수금을 "착한 부채" 또는 "좋은 부채"로 설명한다. 그리고 부채비율이 3000%가 넘은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조선소 예를 든다. "단순 부채로만 보면 매우 심각한 상황처럼 느껴지지만, 부채 6807억원의 43%가 선박을 건조해 주기로 하고 미리 받은 돈"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 책은 쿠팡, KFC, 삼성전자, CJ E&M 등 100여개 사례를 통해 회계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 생선도 파는 총각네 야채가게에 냉동고가 없는 이유? 오뚜기 진짬뽕 개발비는 어떻게 회계 처리될까? 연예기획사는 소속 연예인과 연습생들의 트레이닝비를 어떻게 회계 처리할까?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회계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던진 질문에 답하다 보면 최근 접했던 경제뉴스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논란을 빚은 대우조선해양의 실제 재무제표를 일일이 뜯어보며 수주산업의 '돌려막기' 실체를 보여주고, 단군 이래 최대 회계사긴 사건인 모뉴엘의 3조원대 사기 대출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파헤친다.
이번 책으로 김 작가는 '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과 '기업공시 완전정복'에 이어 '회계 3부작'을 완성했다. 20년간 취재 현장을 누빈 전직 기자의 꼼꼼하고 집요한 기록물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시도다. 회계 3부작을 모두 읽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이 책들은 동어반복이나 자기복제가 아니다. '실전회계'로 처음 김수헌 작가를 만난 독자라면, '회계 3부작'의 '역주행'을 권한다.
아래는 '실전회계' 차례다.
프롤로그 | 개념만 설명하다 끝나는 회계책은 지금 당장 덮어라!
Chapter 1. 손익의 출발점, 영업수익의 본질 꿰뚫기
Part 1. 구멍 뚫린 손익 계산
[브런치 회계] 자산재평가이익을 어디로 보내야 할까요? - 손익계산서와 포괄손익계산서
Part 2. 백화점 상품, ‘내 자식’ 있고 ‘남의 자식’ 있다 -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총매출과 순매출
[브런치 회계] 결산하면 훌훌 터는 손익계산서, 결산 수치 짊어지고 가야 하는 재무상태표
Part 3. 쿠팡 ‘억’ 소리 나는 매출 증가 어떻게 가능했나?
[브런치 회계] 상장사의 의무, 네 번의 결산과 네 가지 재무제표
Part 4. 별별 영업수익
[브런치 회계] 제빵왕 박사장도 쉽게 계산하는 매출원가, 제조원가, 매출총이익
Chapter 2. 회계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수익이연과 비용이연
Part 5. 부채비율 3000%, 우리는 부실하지 않다! - 선수금과 선급금 회계
Part 6. 선불로 받은 수강료는 어떻게 매출이 되나? - 선수수익과 선급비용 회계
[브런치 회계] 어느 시점에 수익으로 인식할 것인가? - 발생주의 vs. 현금주의 회계
Part 7. 계약조건 따라 바뀌는 기술 수출 회계 처리 - 한미약품 기술계약금 배분회계
[브런치 회계] 미수금과 미수수익 구별하기
Chapter 3. 감가상각과 손상차손
Part 8. 감가상각은 언제, 어떻게, 왜 할까?
Part 9. 과감한 설비투자가 불러온 참사 - 인터플렉스, 이마트
Part 10. 경영의 힘, 유형자산
[브런치 회계] 제조업의 본질은 ‘시간과의 싸움’
Part 11. 낙지 때문에 원수 된 시어머니와 며느리 - 상표권도 자산이다!
[브런치 회계] 고객거래정보, 무형자산이 될 수 있을까?
Part 12. 삼성SDI, 7천억 원대 적자의 내막 - 손상차손 회계
Chapter 4. 매출채권 분석만 잘해도 뒤통수는 안 맞는다
Part 13. 대손충당금이 아프다! - 매출채권 평가와 비용 처리 –LS네트웍스, 포스코대우
Part 14. 매출채권 양도, 매각인가 차입거래인가?
Part 15. 매출채권 양도거래를 이용한 모뉴엘의 회계사기
[브런치 회계] “IPO를 진행하니 없던 차입금이 생겼어요” - 회계기준과 휴비스의 단기차입금
Chapter 5. 현금 만드는 자산, 재고
Part 16. 재고자산평가손실, 어떻게 측정하고 어떻게 반영하나
Part 17. 손익계산서에 숨어 있는 재고자산평가손실 찾아내기
[브런치 회계] 재무제표 분석에 유용한 회전율과 회전기간 구하기
Chapter 6. 금융자산의 회계 처리
Part 18. 쿠쿠전자는 웅진보다 삼성생명 주가가 오르면 더 반갑다! -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
[브런치 회계] 기업마다 다른 자본 구성 항목 분류
Part 19. 처분될 때 당기손익으로 인정하마! - 매도가능 금융자산
Part 20. (주)무학, ELS에 취해 실적이 비틀비틀
[브런치 회계]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장부금액이 변하지 않는 주식들
Chapter 7. 지분법 1시간 만에 이해하기
Part 21. 자회사의 순자산변동을 모회사는 어떻게 회계 처리할까? - 지분법 회계의 기본 원리
Part 22. KFC 지분법손실 왜 이렇게 커?
Part 23. ‘내부거래’와 ‘배당’이 있을 때 지분법 회계
Part 24. 한진해운 때문에 만신창이가 됐던 대한항공 - 지분법 손실이 엎치고, 손상차손이 덮치고
[브런치 회계] 우리나라 기업에 적용되는 세 가지 재무회계기준
Chapter 8. 무형자산의 세계
Part 25. 진짬봉과 제네시스 개발비는 어떻게 회계 처리될까?
Part 26. LG전자는 6%, 셀트리온은 80% - 천차만별 연구개발지출 자산화 비율 234
[브런치 회계] 연구개발비, 비용일까? 자산일까? - 개발비로 분식하다 딱 걸렸어요! 242
Part 27. 인수·합병 시 ‘영업권’ 회계 처리의 기본 원리 248
Part 28. CJ E&M, 드라마 제작비 회계를 크게 손보다 254
[브런치 회계] 자산의 손상과 환입, 어떻게 처리할까? 260
Part 29. 연예인으로 먹고사는 기획사들의 독특한 회계 처리
[브런치 회계] 채용보너스, 회사의 무형자산이 될 수 있을까?
Chapter 9. 충당부채와 유무상 증자·감자 회계
Part 30. 지출 시기와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 충당부채 - 현대차, 아시아나항공, 현대위아, 기아차, 삼성SDI
[브런치 회계] 충당금과 충당부채, 비슷해 보이지만 그 의미는 천지 차이 283
Part 31. 신종자본증권, 자본인가 부채인가? - 두산인프라코어 285
Part 32. 자산의 원천, 자본과 부채 293
Part 33. 기업의 성장과 쇠락에 따른 자본 변화 - 무상증자, 무상감자, 자본잠식 298
Part 34. 유상감자와 감자차손은 부창부수? - 싱가포르투자청과 사모펀드의 투자회수기
Part 35. 자기주식을 사고 팔 때 회계 처리 - 화인베스틸, 삼천리
Chapter 10. 리스 거래와 세일앤리스백
Part 36. 똑같이 빌려 쓰는데 어떨 때는 내 자산, 어떨 때는 남의 자산 -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브런치 회계] 항공사의 리스 회계
Part 37. 임대거래인가? 차입거래인가? - 리스의 실전
Part 38. 돈맥경화를 뚫는 세일앤리스백 - 홈플러스
[브런치 회계] 세일앤리스백 거래 시 재무제표 분석
Chapter 11. 다양한 수익과 비용들 - 고객 포인트, 스톡옵션, 환율변동손익
Part 39. 잠시 미뤄둔 매출, 고객 포인트
Part 40. 주식기준보상의 대표격, 스톡옵션 회계 처리
[브런치 회계] 대주주가 직원에게 주식을 줘도 회사에는 비용 - 코스닥기업 티에스이의 특수한 주식 보상 사례
Part 41. 때론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환율변동손익 - 기아차, CJ, 대한항공
Chapter 12. 수주산업의 진행기준 회계 해부
Part 42. 건설·조선업 회계의 핵심
[브런치 회계] 진행기준은 왜 분식이 쉬운가?
Part 43. “엇, 공사원가가 엄청나게 늘어났어요” - 수주산업 손실인식 방법과 돌려막기
[브런치 회계] 공사해도 대금청구를 못 한다고? - 미청구공사와 초과청구공사
Chapter 13. 현금흐름표가 알려주는 것들
Part 44. 한방에 배우는 현금흐름
Part 45. 현금흐름표가 보내는 신호들
[브런치 회계] 현금흐름표와 손익계산서가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오해에 관하여
Chapter 14. 고급회계로 도약, 연결재무제표
Part 46. 재무상태표 연결해보기
Part 47. 손익계산서 연결해보기
Part 48. 지분법이익 처리와 지배·비지배 지분 파악하기
Part 49. 연결, 별도, 개별 재무제표가 어떻게 다른가? - 삼성전자, 포스코, 광림, 쌍방울
[브런치 회계] 보유 지분 50% 이하 종속기업들이 지분법 주식이 된다면? - LG전자, LG이노텍, SK, 현대로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