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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여기에 '기업비밀'이 숨어있다

  • 2015.08.24(월) 17:37

김수헌著 ‘기업공시 완전정복’
‘공시’ 렌즈로 기업 경영활동 흥미롭게 풀어내

 

하루에 350여건의 공시(公示)가 쏟아진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가면 누구나 이 정보를 볼 수 있지만, 정작 공시를 제대로 보는 이는 드물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숫자로 구성된 공시는 일반인의 눈에는 마치 암호처럼 보인다.

8월말 발간되는 ‘기업공시 완전정복’(어바웃어북)은 기업 경영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저자 김수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는 게 경제”라고 강조한다. 현실은 이와 반대다. 투자자들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을 맹신하고 있다. 뜬소문을 좇다 쌈짓돈을 날려버려도, ‘운이 없다’고 체념해 버린다.

정말 운의 문제일까? ‘돈 따르는 운’보다는 ‘공시 보는 눈’이 없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수많은 서민을 울린 2011년 저축은행사태와 2013년 동양그룹 사태가 터지기 직전 이들 회사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시 속에 꼭꼭 숨어 있는 위험 신호를 ‘발견’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이 책은 공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입문서’다. 주식연계채권, 기업분할 등 경제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용어를 실제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 기자 출신인 저자의 글솜씨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공시 활동’이라는 렌즈를 통해 기업의 경영 활동을 능숙한 솜씨로 풀어냈다”며 “차진 글솜씨는 읽기 시작하면 흥미진진함에 손을 뗄 수 없는 소설책과 진배없다”고 추천했다.

일례로 기업이 유상증자 뒤 곧바로 무상증자를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이 책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유상증자 자금 확보(성공적 유상증자)를 위해 무상증자(미끼 상품)를 끼워 넣는 모양새다.” 평소 '왜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한꺼번에 진행할까'라고 의문을 가진 독자라면 무릎을 탁 치게 할 명쾌한 답이다.

인터넷에 흩어져있는 단발적인 뉴스를 하나로 꿰어 일목요연하게 사건을 정리한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활용한 삼익악기의 투자 수법, 자금조달의 명수가 된 두산그룹 등이 실제 공시 사례와 그래픽을 통해 쉽게 풀어냈다.

최근 뜨고 있는 자금조달방법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 책은 가장 뜨거운 기업의 ‘자금줄’ 중 하나인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소개하고 있다. RCPS는 사전에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 회사로부터 상환을 받거나 발행 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과 두산건설 등이 RCP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 책을 통해 “2011~2014년 사이에 RCPS를 발행한 기업들은 재무 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들이 많다”는 지적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정제되지 않은 정보와 오류가 걸러지지 않은 경제 기사들이 투자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기업의 공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 김수헌은 중앙일보와 이데일리에서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했다. 산업부와 경제부, 증권부 등 경제 분야를 두루 거친 경제전문가다. 기업의 검은 거래를 폭로해 두 차례 기자협회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 경제 분석 매체인 ‘글로벌 모니터’(GLOBAL MONITOR)를 이끌고 있다. '기업공시 완전정복' 가격은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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