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고양이', '바르다 김선생', '마포갈매기', '교촌치킨' 등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11명이 모여 자신들의 성공담을 책 '히든 CEO'에 담아 출간했다. 이들에게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 아침에 부자가 돼 있더라'와 같은 후일담은 없다. 이들은 바닥에서 맨손으로 시작했다. 사업의 시작이 화려하지 않았고 사업을 하는 과정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밤새 영업한 후 새벽에 퇴근해 기름에 찌든 옷을 입은 채로 새우잠을 자고 다시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말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4시간씩 출퇴근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점심 때에는 식사비를 아끼기 위해 밥보다 저렴한 면을 먹었다.
일과 성공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주방 바닥에 앉아 깍두기를 비비다가 선배들의 발길질에 차여 맥없이 쓰러지기를 수십 번했지만 다시 일어서서 일하기를 반복했다는 일화, 차에 실어 배달 중인 튀김 닭이 식을까 봐 한여름에도 차에 에어컨을 틀지 않고 땀을 흘렸다는 고생담에서 성공에 대한 CEO들의 집념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고생은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수없이 좌절하면서도 '일어나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IMF, 사스, 조류파동, 메르스 등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이 위기를 맞을 때 CEO들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이다. 저자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할 때 중요한 능력으로 '끝까지 질기게 버티는 능력'을 꼽는 이유도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사업위기를 온몸으로 맞서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뒷심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기회를 주도면밀하게 포착해 남과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나상균 죠스푸드 대표는 '죠스떡볶이'를 창업할 때의 일화를 이 책에 풀어 놓는다. 그는 대학가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가 우연찮게 1시간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근처를 둘러보니 특별히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떡볶이집이 성황이었다. 그 후 그는 떡볶이집을 30~40군데를 선별해 동선을 짜서 걸어다니며 사업을 구상했다. 떡볶이집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어묵이나 튀김 등의 메뉴를 어떻게 내놓을지 길거리에서 깨달았던 것을 토대로 지금의 사업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교촌치킨의 창업자인 권원강 회장과 이근갑 국내사업부문 대표는 '교촌 정신'에 충실하다. 무조건 남과 달라야 하고, 무조건 고급스러워야 하며, 무조건 전문적이어야 한다는 이들의 생각은 사업의 뼈대를 이룬다. 장사가 잘 되지 않을 때 이들이 사업의 돌파구로 택한 것도 '차별화'였다. 이들은 달착지근하지만 뒷맛이 텁텁한 양념통닭을 대신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2년에 걸친 수많은 시도 끝에 선보인 간장마늘 소스는 히트를 친다.
이들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막연한 기대감으로 장사를 시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잘못 뛰어들었다가는 사업이 안돼 고통 받다가 실패로 끝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액세서리 프랜차이즈 '못된고양이'를 만든 양진호 NC리테일그룹 대표는 "20평의 희로애락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매장은 가게주인이 먹고 자며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중요한 공간이다. 그는 이런 중요한 공간을 남의 말만 듣고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지은이 정현식 외 10인/펴낸곳 새빛/356쪽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