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너미가 왔다."
지난 2012년 2월 미국 매체 'LA타임스'는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프레너미는 '친구인척 하는 적'이라는 뜻이다. 혹은 친구이지만 경쟁자인 관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국제관계를 현장감 있게 설명한 책 '프레너미'가 출간됐다. 중국통(通)으로 알려진 KOTRA의 박한진 타이베이 무역관장과 중국 상하이·미국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이우탁 연합뉴스TV 정치부장이 대화 형식을 통해 미중 관계에 대한 통찰을 풀어놓는다. 이 책에는 두 저자가 미국과 중국을 학문의 대상으로, 취재와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수십년을 현장에서 부대끼며 쌓아온 분석과 성찰이 담겼다.
이들은 '프레너미'의 개념이 한국의 대외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레너미의 핵심은 '상호보완'에 있다. 상대에게 도움을 주거나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갖춰야 '건강한' 국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을 지나치게 적대시하거나 좋아해서도 안된다. 국익은 국제관계에서 나침반과 같다. 편향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국익이라는 목표 아래 누구와도 경쟁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저자들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국제적 감각이 편향됐다고 지적한다. 미국 경험한 이들은 미국 논리에, 중국 경험자들은 중국 논리에 갇혀 있기 쉽다. 현지에서 경험을 쌓으며 각국을 연구한 저자들은 선입견과 편견을 거두는데 주력한다. 사실에 근거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국제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프레너미'라는 기본 틀 아래 미국과 중국의 속내를 파헤친다. 두 강대국의 관계를 분석하며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프레너미로 규정한다. '우호'가 아니면 '적대'라는 양분법적 시각을 경계한다. 2부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풀어놓는다. 3부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저자 박한진씨는 한국외대 중국정치경제학 석사를 거쳐 중국 푸단대 기업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겸임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방문학자,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코트라(KOTRA) 중국사업단장 등을 거쳐 현재 타이베이무역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10년 후, 중국', '박한진의 차이나 포커스' 등이 있다.
공동저자 이우탁씨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잭슨스쿨에서 동아시아 국제관계학 석사를 받은 후 연합뉴스에 입사해 외교와 정치 분야를 취재했다. 2003~2006년 중국 상하이 특파원, 2011~2014년 미국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다.현재 연합뉴스TV에서 정치부장이다. 저서로는 '장보고 김구 앙드레 김', '오바마와 김정일의 생존게임' 등이 있다.
[지은이 박한진·이우탁/ 펴낸곳 틔움출판/ 312쪽/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