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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기업에 '사나운 개'가 있는지 살펴라"

  • 2016.09.21(수) 18:20

김봉국 著 '역사 속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결정적 한마디'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언급해 화제가 된 사자성어다. 기원전 6세기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최상의 덕은 물과 같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이 직접 쓴 '상선약수' 휘호를 선물한데 이어 최근에는 자주 연습하는 서예 문구로 이 사자성어를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물은 지혜와 유연성 소프트 파워를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기원전 6세기 노자가 남긴 이 사자성어가 25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거듭 회자되며 유엔 수장의 신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행복한기업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봉국씨는 역사의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 선택의 순간에 이같은 '사자성어'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줬다고 말한다. 조직의 리더들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추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기', '논어', '도덕경', '한비자', '삼국지연의' 등 동양고전에서 길어낸 70가지 사자성어를 책 '역사 속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결정적 한마디'에 담았다.

'한비자'에는 구맹주산(狗猛酒酸)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사자성어의 유래는 중국 송나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술을 잘 빚어 파는 장씨는 언제부터인가 손님이 뜸해 파리를 날리게 됐다. 장씨가 마을의 현자인 양천을 찾아가 조언을 청하자 양천은 "일손이 바쁜 농번기에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술심부름을 시키는데, 자네 집의 사나운 개가 무서워 딴 데로 가고 있는게지. 사나운 개가 있으면 술이 쉬는 법이야"라고 답했다.

저자는 '조직에 간신이 있으면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아 결국 나라가 쇠퇴한다'는 의미의 이 사자성어를 경영자의 처신에 대입한다.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리더 자신이 변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더가 먼저 변할 때 조직의 변화도 이끌 수 있다. 저자는 "스스로 파괴하지 않으면 파괴당하고 만다"고 말한다. 조직 내부에 '사나운 개'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절장보단(絶長補短)은 조직의 리더가 사람을 다룰 때의 마음가짐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장점으로 단점을 보완하면 쓸모있고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약점만 지적당할 경우 의욕을 잃고 사기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점점 무능한 사람으로 변해갈 수 있다. 반대로 장점을 먼저 보고 살려주면 그 사람도 기를 펴고 조직도 발전하게 된다.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다.

애벌레였던 매미가 성충이 돼 금빛 날개를 가진 화려한 형상으로 바뀐다는 의미의 금선탈각(金蟬脫殼)은 경영자에게 두가지 교훈을 준다. 첫째는 어느 정도 기업이 성장하면 허물을 벗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혁신을 해야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꾀할 수 있다. 둘째, 매미가 껍질은 남기고 몸만 빠져나가는 것처럼 위기의 상황에서 계략을 써야 한다. 기업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경쟁자들과 맞서게 될 때 전면전을 피하고 살아남는 묘책을 강구하라는 것이다. 냉혹한 기업 전쟁에서 정면 돌파가 항상 올바른 선택일 수는 없다.

이 책의 저자인 김봉국씨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삼성그룹을 거쳐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경제 전문기자로 일했다. 그후 이데일리를 창간해 13년간 경영자로 재직했다. 현재 행복한기업연구소 대표와 한국금융신문사 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 '승자의 안목'이 있다.

[지은이 김봉국/ 펴낸곳 시그니처/ 364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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