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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뒷북 정부'…"국제법 검토·피해기업 지원"

  • 2017.03.07(화) 15:31

"경제보복 어려울 것" 얘기하다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
"국제법 검토·피해기업 지원 실효성 의문" 비판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자 결국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단 대응 방향은 두 가지다. 사드 보복의 국제법 위반 여부 검토와 피해업종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다.

업계는 정부가 늦게나마 대책마련에 나선것은 다행이지만, 실질적인 대응책이 나올 수 있겠느냐며 걱정스런 표정이다. 

◇ 골든타임을 놓쳤다


한한령 등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에도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다 중국에도, 한국에도 말 한마디 못하고 눈치보던 롯데마저 비상체제를 갖추고 대응에 나서고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가 부산을 떨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황교안 권한대행은 작년 7월 사드 배치 결정 직후 “한·중 관계가 고도화돼 쉽게 경제보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작년 “중국 정부 측에서 경제제재를 취하겠다는 얘기도 없었고 그런 걸 시사하는 발언도 없었다. 앞으로도 그런 게 있을지에 대해 꼭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 정부는 사드 배치를 결정한 뒤 '중국의 보복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해오다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상황이 황 권한대행과 윤 장관이 단언했던 것과 크게 달라지자, 7일 오전부터 정부와 여당 당정협의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한·중 통상점검 TF’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태희 2차관 주재로 '한·중 통상점검 TF'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화장품, 식품, 철강, 전기전자 등 대(對) 중국 수출 관련 13개 업종별 협회와 7개 유관기관 등이 참석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주로 중국 현안을 점검하고 중소기업의 중국 사업 지원을 논의했다.

당정협의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윤병세 장관은 “국제 규범에 저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주중 대사관, 여러 부처들이 검토 중”이라면서 “저희 입장을 분명히 개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법 위반 여부·피해기업 지원 '초점

정부의 사드 보복 대책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국제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지 여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검토 후 중국의 조치가 국제법상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중국 정부를 제소하는 방법이다. WTO는 정치적 이유로 인한 무역 제한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해 기업들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투자규정을 근거로 소송을 낼 수 있다. 

▲ 우리 정부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국제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만일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WTO 등에 제소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는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자금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열린 '한·중 통상점검 TF'에서는 중소기업청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보호무역 피해기업도 포함시켜 기업당 최대 5년간, 최대 1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사드 보복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있는 롯데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여타 기업들과 중소기업들까지 살피고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각종 인증 지원은 물론, 수출상담회 개최 등 마케팅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차이나데스크에 신고센터를 설치한다든지 해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 파악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중기청 등을 통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개설해 보호무역 피해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실효성 의문"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산업계와 전문가들 평가는 좋지않다. 우선 중국의 사드 보복이 예상됐음에도 여태까지 손을 놓은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첫 단추 잘못 낀 상황에서 수습할 기회마저 스스로 차버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국제법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견해다. 

▲ 정부가 내놓은 국제법을 통한 대응이나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책 등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송기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국제통상위원장은 “외관상으로는 중국의 입장에서 자국의 소방법 위반 조치는 자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법”이라며 “따라서 롯데마트 영업정지의 근거가 된 소방법에 따른 조치가 FTA 위반이 아니라고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사드 문제를 WTO나 FTA로 접근하는 것은 본질에 대한 접근이 아니다”면서 “이번 사태는 안보 문제인 만큼 안보협의를 해야 한다. 안보 사안은 안보로 풀어야지 국제법이나 한·중 FTA로 해결하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지원책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지원안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표면적인 생색내기일 뿐”이라며 “현지에서 기업들은 죽어나갈 판인데 실상 파악은커녕 자기들만 살겠다고 면피용 정책이나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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