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이 질문에 "여행을 준비할 때"라고 답하는 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하나투어가 매년 개최하는 여행박람회다. 올해는 고양 킨텍스에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개최됐다. 요즘 여행 트렌드는 어떤지를 취재하기 위해 찾은 '하나투어 여행박람회'는 여행자를 위한 천국이었다. 일본관, 동남아관, 남태평양관 등으로 꾸며진 박람회장을 한바퀴 돌며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보면, 세계일주를 한 기분이 든다. 사흘간 열린 박람회에 총 10만명이 찾았다.
▲ 지난 9~1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하나투어 여행박람회'./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박람회장 곳곳에선 일본과 하와이, 인도네시아 전통공연이 펼쳐졌다. 태국 트랜스젠더쇼와 닌자가 등장하는 일본공연 등 여행지에서나 볼 수 있는 공연이다. 1000여개 부스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은 "세계일주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여행지의 정보와 즐길거리를 한자리에 모았다"고 말했다.
올해 박람회에서 하나투어가 추천한 지역은 일본 홋카이도다. 조일상 하나투어 팀장은 "훗카이도는 일본의 매력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가장 일본다운 여행지"라며 "여름에 후라노엔 라벤더 평원이 펼쳐지고 겨울엔 버스보다 높은 설벽이 쌓인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산물과 유제품 등도 유명해 멋과 맛이 공존한다"고 덧붙였다.
도쿄나 오사카, 홋카이도와 같은 유명 관광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시카와현 부스에서 만난 미유키 마쓰미야씨는 현청 소속 공무원으로 올해로 8번째 이 박람회장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는 "가가 지역에 온천이 집중돼있고, 겔로쿠엔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3대 공원으로 꼽힌다"며 "이시카와는 지명도가 낮아 박람회에 참가하면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카가와현 부스에서 만난 상담원은 "쇼도시마는 섬 전체가 미술관"이라며 "예전에 제철소 탓에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섬 곳곳에 미술작품들이 들어오면서 예술과 건축에 관심많은 관광객이 몰린다"고 말했다.
선택지가 늘수록 관람객의 '행복한 고민'은 깊어졌다. 일본관에서 만난 50대 주부는 "이번 여름에 친구 8명과 일본으로 여행갈 계획인데 도쿄와 오사카중 어디를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가격 등을 더 알아봐야 겠다"고 말했다. 한 40대 주부는 "일본 특가상품이 나왔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이 밖에 남태평양관과 동남아관, 중국관 등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괌에서 온 '플레져 아앨랜드 괌' 직원은 "괌은 다른 어느 곳보다 바다색이 예쁘다"며 "지난해 괌에 한국관광객 50만명이 왔는데 올해는 60만명이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관에서 만난 장가계 여행사 직원은 "장가계는 도시가 작아 4박5일 일정이면 천문산 등 모든 곳을 둘러 볼 수 있다"며 "장가계에 한국인이 많이 찾았는데 사드 영향으로 요즘은 좀 뜸하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여행박람회 현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도 있다. 바로 '특템'의 기회다. 하나투어는 이번 박람회에서 인터넷 최저가보다 싼 상품을 대량으로 풀었다. '지금 아니면 구매 불가 선착순 타임세일' 플래카드가 걸린 '항공호텔 자유여행관' 예약부스엔 상담을 받기 위한 관람객들이 대기표를 뽑고 1시간 이상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투어 상담원은 "인터넷 최저가 여행상품보다 15% 정도 싸다"며 "박람회가 열리는 사흘간만 손해보고 파는 상품"이라고 귀띔했다.
한 30대 관람객은 "박람회장에서 8월 사이판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했다"며 "인터넷 최저가보다 싸고, 항공사 마일리지 추가 적립과 카드 청구할인 등 혜택이 주어져 훨씬 더 저렴하게 여름휴가를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박람회를 관람하지 못해 아쉽다면 겨울여행을 겨냥해 다음 박람회를 노려볼만 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12월 부산에서 처음으로 여행박람회를 열 예정"이라며 "그간 여름휴가를 앞둔 5~6월에 박람회를 열었지만 지방 관람객을 위해 처음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박람회를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