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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Pay) 양보없다"…유통사 간편결제 주도권 경쟁

  • 2017.07.11(화) 11:19

롯데·신세계·현대백·11번가 등 간편결제서비스 경쟁
목표는 '충성고객' 확보
탄탄한 유통망 롯데-신세계 맞대결도 주목


간편결제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간편결제시장은 ICT(정보통신기술)업체들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좀 더 간편하게 물건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추고, 탄탄한 유통망과 페이(Pay)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 커지는 간편결제시장-불붙이는 유통사

간편결제시장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과 같은 온라인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와 핸드폰과 전용단말기를 활용한 오프라인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등이 오프라인플랫폼 사용의 대표적 사례다.

국내 간편결제시장에 본격적으로 불을 당긴 곳은 카카오페이다. 2014년 9월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네이버페이, 페이코, 삼성페이 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초기만해도 간편결제 시장에 대한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시기상조라는 평가였다. 당시 국내 온·오프라인 결제시장은 신용카드가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좀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시장을 바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시장은 7조6000억원 규모였다. 올해 1분기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133만건으로 전년대비 202.86% 증가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도 230.34% 늘어난 447억원이었다.

간편결제시장은 외형만 성장한 것이 아니다.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주로 ICT업체들이 주도해왔던 간편결제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막강한 유통망과 계열사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 유통 공룡들의 맞대결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  간편결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롯데와 신세계다. 시작은 신세계가 먼저였다. 신세계는 2015년 7월 SSG페이를 선보였다. 롯데는 두달뒤인 2015년 9월에 L.pay(엘페이)를 내놨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SSG페이와 엘페이의 공통적인 장점은 방대한 가맹점 수다. SSG페이의 경우 7000여개, 엘페이는 1만2000여개에 달한다. 대형 유통기업의 장점이 반영됐다. 

▲ 신세계는 소비자 편의에 초점을 맞춘 'SSG페이'를 앞세워 간편결제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SSG페이와 엘페이의 대결에서 아직은 SSG페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SSG페이가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에서 앞선다는게 이유다. SSG페이는 바코드 스캐닝 한번으로 결제와 동시에 할인 적용, 포인트 적립, 현금·전자영수증 발행 등이 가능하다. 또 SSG머니를 통해 지인에게 선물이나 용돈도 줄 수 있고 현금 결제 후 잔돈 충전도 할 수 있다.

여기에 서울시 세금납부서비스, 교통카드 기능, 계좌결제 등의 기능도 갖췄다. 더치페이 결제기능과 아파트관리비 납부 서비스, ATM 출금 서비스도 탑재했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 롯데 '엘페이'는 신세계 'SSG페이'에 비해 상대적 열세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롯데가 가진 방대한 계열사 인프라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추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엘페이는 SSG페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비스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이마트, 이마트트레이더스, 온라인몰 등을 통합해 SSG닷컴을 선보이는 등 계열사간 유기적인 협업을 진행했다. 반면 롯데는 신세계에 비해 계열사간 협업이 늦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롯데가 가진 다양한 사업군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쇼핑, 유통, 식음료,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 롯데 계열사간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간편결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막강한 계열사 파워를 앞세워 본격적인 추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목표는 '충성고객' 확보

롯데와 신세계 이외에도 많은 유통업체들이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방법과 타깃, 범위 등은 각양각색이다. 유통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간편결제서비스에 외부기술을 접목하는 전략적 제휴에 나서기도 하고, 범용성을 없애고 회사 고객에게만 더 큰 혜택을 주는 전략을 펼치는 곳도 있다.

외부업체와의 제휴에 적극적인 곳이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인 ‘H월렛’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NHN페이코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현대백화점에서 '페이코'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H월렛'보다 사용범위와 사용자 수가 많은 페이코를 받아들여 고객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도 최근 기존 간편결제서비스인 '시럽 페이'를 개편한 '11pay'를 선보였다. 11pay는 11번가에서 카드선택과 포인트, 마일리지, 쿠폰 등이 바로 자동 적용 가능토록 결제 절차를 최소화했다. 또 별도 비밀번호 입력없이도 OK캐시백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통합 제공되는 것 등이 특징이다,

배달의민족이 서비스하는 '배민페이'와 숙박 O2O(Online to Offline) 다방의 '다방페이'는 모두 내부 서비스용으로 국한돼있다. 여타 간편결제서비스에 비해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대신 배민페이와 다방페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많은 혜택을 준다. 이를 통해 사업영역을 지켜내고 시장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에게 간편결제서비스 도입은 이제 트렌드가 됐다"며 "각 업체들마다 생각하는 바와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조금이라도 많은 충성 고객들을 확보하려 한다는 점이다. 충성고객이 많아진다는 것은 곧 해당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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