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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초읽기' 롯데홈쇼핑, 고비 넘을까

  • 2018.03.12(월) 16:43

4월 말 재심사 결과 발표…심사준비에 총력
신동빈 구속 등 악재…"조건부 승인도 선방"

롯데홈쇼핑이 오는 4월 재승인 결정을 앞두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3년의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던 롯데홈쇼핑으로선 5년 기한의 재승인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업계에선 조건부 재승인만 받아도 성공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 간신히 넘었는데…

국내 홈쇼핑 업체들은 5년에 한 번씩 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한다.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종 경영지표는 물론 시청자 평가, 경영진의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재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은 큰 하자가 없는 한 무난히 재승인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롯데홈쇼핑은 변수가 많다. 롯데홈쇼핑은 이미 지난 2015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임직원 비리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신 헌 전 사장은 납품업체 뇌물수수는 물론 회삿돈 횡령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 단위: 억원

롯데홈쇼핑은 이 때문에 5년 재승인이 아닌 3년의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악재가 이어졌다. 강현구 전 사장도 거짓 사업계획서와 허위 심사위원 명단을 제출해 재승인 심사를 통과하고, 6억8000여만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와중에 최근 다시 악재가 터졌다. 이번에는 롯데홈쇼핑이 아니라 그룹이 진원지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그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재심사를 앞둔 롯데홈쇼핑엔 또 하나의 걸림돌이 생긴 셈이다.

2015년 재승인을 앞두고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협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정당한 절차를 거친 후원금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검찰은 재승인 지원을 목적으로 한 뇌물로 판단하고 있다.

◇ 계속되는 악재

문제는 과기부는 작년 4월 홈쇼핑 재승인 심사 기준에 '공정거래 및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기여도'를 상위 항목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해당 항목은 심사위원들의 정성 평가로 이뤄진다.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 등 부정적 이슈가 롯데홈쇼핑의 심사 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너 구속', '뇌물' 등이 회자될수록 롯데홈쇼핑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심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악재들이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면 자칫 재승인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 홈쇼핑 사업권을 반납해야 한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매출 기준으로 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에 이어 4위 사업자다. 롯데홈쇼핑이 재승인을 받지 못하면 그 후폭풍은 납품업체들이 함께 떠안을 수밖에 없다.

잇단 악재에도 롯데홈쇼핑의 실적은 2015년 이후 계속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5년 대비 4.3% 늘어난 92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20억원으로 55.5%나 증가했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에 대해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 업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이 이번 롯데홈쇼핑 재심사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신 회장의 구속과 이번 재심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재승인 가능성은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에 대해 업계의 시각은 오히려 다소 부정적이다. 일각에서는 2015년처럼 3년의 조건부 재승인만 받아도 성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업권 반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의 실적 등 계량적 수치는 아마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문제는 심사위원들의 정성평가인데 수년간 쌓인 악재들이 큰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년 조건부 승인만 받아도 다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럴수록 롯데홈쇼핑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 회자되는 부정적인 분석과 전망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5년 조건부 승인 당시 정부가 요구했던 각종 내부 장치들을 성실히 설치, 이행해온 만큼 재승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적인 전망 등은 말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난 번 심사에는 연루된 임직원이 10여 명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전 대표이사뿐인데다 신동빈 회장 구속이나 전병헌 전 수석 건 등도 이번 재심사와는 무관하다. 현재 재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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