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중국 홈쇼핑 사업에 대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 적자폭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중국 홈쇼핑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LHSC(Lotte Home Shopping Co)는 4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LHSC는 지난 2010년 롯데그룹이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Lucky Pai)를 인수하기 위해 케이만 군도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다. 지배구조는 '롯데쇼핑·롯데홈쇼핑→LHSC→럭키파이'로 이어진다. LHSC는 당기순손실 규모를 2015년 1643억2400만원에서 지난해 9000만원으로 대폭 줄었지만 올해 다시 '어닝 쇼크'에 빠졌다.
럭키파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럭키파이는 올해 초 중국 충칭TV과 합작법인인 '충칭 위지아(Chongqing Yujia)' 법인을 청산했다. 적자가 누적돼서다. 대신 럭키파이는 중국 홈쇼핑업체인 후이마이(Huimai)·충칭TV와 함께 3자 합작사를 새로 만들었다. 청산 과정에서 과거 누적된 부실 채권 탓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홈쇼핑 사업권은 중국 방송국에 있고 롯데가 홈쇼핑을 운영하는 구조였다"라며 "적자가 누적된 충칭 위지아 법인을 청산하고 롯데·후이마이·충칭TV가 3대 3대 3의 지분을 보유한 새법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새 법인에서 롯데홈쇼핑은 운영권을 후이마이에 넘기고 단순 지분 투자자가 됐다. 계약 기간은 2021년까지다.
럭키파이는 현재 중국 산둥과 윈난에 운영 중인 홈쇼핑 법인 두 곳(Shandong Luckypai TV Shopping, Yunnan Maile TV Shopping Media)도 모두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럭키파이는 충칭에서만 홈쇼핑을 운영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그간 롯데홈쇼핑은 중국에서 마케팅, 콜센터 등만을 담당했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력이 빠지면서 현재 롯데홈쇼핑 직원 2명만 중국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홈쇼핑은 올해 1분기에 LHSC 유상증자 통해 408억원을 투자했다. 아울러 공동투자자인 일본 이토추(伊藤忠)상사가 보유한 LHSC 지분 8.86%를 롯데그룹이 122억원에 사들였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LHSC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LHSC 상태는 개선되지 않았고 올해 1분기 롯데쇼핑과 롯데홈쇼핑은 투자금을 모두 손실로 처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지난해 럭키파이를 비자금 창구로 지목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롯데가 중국 홈쇼핑 사업에서 실패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 사업을 약속했던 중국 업체가 롯데의 운영권을 가져가면서 롯데는 중국에서 단순 투자자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충칭에서 지분투자 기간이 2021년까지 맺어진 만큼 아직 중국에서 실패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