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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가맹점 갈등 장기화…사모펀드 대주주의 무리수 탓?

  • 2018.09.07(금) 17:14

공정위, '광고비 떠넘기기' 혐의로 bhc 또 조사
bhc "이미 공정위에 소명…터무니 없는 주장"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hc가 또다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가맹점주에게 광고비를 부당하게 떠넘긴 혐의다. 일부 가맹점들과 갈등이 갈수록 격해지는 모양새다.

bhc는 미국계 사모펀드 TRG(로하틴그룹)가 주인이어서 매각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맹점주들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계에선 로하틴그룹이 매각을 위해 무리하게 실적을 끌어올리려다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공정위, 가맹점주 요구에 bhc 추가 조사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bhc 본사를 직권 조사했다. bhc는 공정위에 등록한 '정보공개서'에 상품광고비를 본사가 부담한다고 기재해 놓고 2015년부터 최근까지 광고비를 별도로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bhc는 "광고비 수취는 지난해 1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충분히 설명됐다"며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은 당사 임직원에 대한 모욕이자 심각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줄 수 있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실제 공정위는 이 건과 관련해 지난 5월 bhc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공정위는 당시 "신선육 한 마리당 공급가격을 200원 인하하는 대신 신선육 한 마리당 400원의 광고비를 받기로 한 건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마케팅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신선육 한 마리당 400원의 광고비는 bhc와 가맹점주들이 분담한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bhc 점주들은 공정위의 이런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공정위에 재조사를 촉구하고, bhc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왔다. 공정위가 같은 건을 두고 또다시 조사에 착수한 건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박현종(왼쪽) bhc 회장이 지난 4월 13일 켄싱턴호텔 센트럴파크홀에서 '2018 성과 공유 경영' 실천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점주와 갈등 장기화…매각이 해결책?

bhc와 가맹점주들의 갈등은 앞으로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데다 협상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bhc는 "인내심을 갖고 더욱더 진솔하고 진정성 있게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가맹점과 동반자로서 상생하는 프랜차이즈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그러면서도 "가맹점협의회 집행부는 본사와 소통보다는 언론을 통한 대외적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수의 가맹점주가 불만을 제기하는 등 상황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bhc가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뒀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로하틴그룹은 지난 2013년 BBQ로부터 bhc를 인수했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인수 뒤 5년 정도가 지나면 매각을 고려하는 만큼 올해가 적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이례적으로 높은 bhc의 영업이익률을 지목한다.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7%로 경쟁사인 교촌치킨이나 BBQ보다 3~4배나 높다. 그만큼 가맹점에 돌아갈 수익이 줄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점주들 입장에서는 매각을 앞둔 외국계 펀드에 대한 불신도 클 것"이라며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새 주인이 나타나는 등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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