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국내 치킨업계 1위였던 bbq는 bhc 매각 이후 순위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위 자리는 교촌에 내줬고 bhc가 2위로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순위로 bbq는 근소한 차이로 bhc에 밀린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후 bbq와 bhc의 관계는 악화일로입니다. 상호 소송전도 불사하는 사이가 됐죠. 지금도 각종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이 와중에 최근 업계에서 bhc 매각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주인이 사모펀드이기 때문입니다. 사모펀드는 특성상 인수 후 회사를 키워 다시 매각해 차익을 얻는 것에 주력합니다. 그동안 bhc가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워온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TRG는 '창고43'을 시작으로 '큰맘할매순대국'과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 '불소식당' 등을 잇달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bhc 브랜드 밑에 통합했습니다. bhc는 이재 단순한 치킨 프랜차이즈가 아닌 종합 외식 브랜드의 모양새를 갖추게 됐습니다.
bhc는 그동안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계획이 없다"고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시작은 해외입니다. TRG가 홍콩 등에서 bhc 매각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일부 해외 투자은행이나 사모펀드 등이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RG가 해외에 bhc 매각 여부를 타진한 이유는 국내에서는 bhc를 인수할만한 곳이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치킨 프랜자이즈의 특성상 이런저런 사업 리스크가 상존합니다. 이를 감내할 만한 국내 매수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TRG는 해외로 눈을 돌렸고 실제로 관심을 가진 곳들이 나온 겁니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인수 후 5년 정도가 지나면 출구전략을 구상합니다. TRG가 2013년에 bhc를 인수했으니 단순 계산으로 작년 말쯤이 TRG가 생각한 매각 시점이었을 겁니다. TRG가 해외에서 bhc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동안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언했던 bhc도 내부적으로 매각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bhc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속내를 살짝 비추기도 했습니다. 박현종 bhc 회장은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인수 5~6년 후 매각을 시도하는데 bhc도 마찬가지"라며 "지난해와 올해 여러 곳에서 인수를 제안했는데 조건이 맞으면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분명 과거와는 다른 스탠스입니다.
▲ 단위 : 억원. |
업계에서는 bhc 매각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박현종 bhc 회장이 직접 bhc를 인수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박 회장은 삼성전자 전략마케팅 임원 출신으로 2012년 제너시스 bbq 대표이사로 영입되면서 치킨업계에 첫발을 들였습니다. 이후 bbq가 bhc를 매각할 때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bhc를 매각한 후엔 bhc 대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당시 업계 일부에선 박 회장이 자신이 매각한 bhc 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bbq와 사이가 틀어진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bbq와 박 회장 사이에 앙금도 여전합니다. 어찌 됐건 박 회장은 bhc를 업계 2위의 치킨 프랜차이즈로 키워냈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미션을 잘 감당한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bhc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치킨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어서입니다. 현재로서는 해외업체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습니다. TRG도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소문처럼 박 회장이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직접 키운 회사인 만큼 애착도 강할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bhc 매각은 올해가 적기가 아니겠냐"며 "그동안 매각을 염두에 두고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려왔고, 각종 외식업체을 인수하는 등 준비를 마친 만큼 TRG도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치킨업계 2위인 bhc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요? 유심히 잘 살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