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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CJ ENM, 첫 M&A 소식 언제쯤

  • 2018.09.18(화) 15:48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감감무소식'…가격조율 중
업계 일각 인수 지연 우려…안정적인 인수위한 과정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법인인 CJ E&M의 첫 인수·합병(M&A) 성사 소식이 아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CJ오쇼핑 시절부터 추진하던 슬로베니아 홈쇼핑 업체 스튜디오 모데르나(Studio Moderna) 이야기입니다. 지난 4월 말 수면 위로 떠올랐던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건은 5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M&A의 속성상 단숨에 일사천리로 끝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상당 기간 파는 쪽과 사는 쪽의 밀고 당기기가 계속됩니다. 가격은 얼마나 할 것인지, 지분은 얼마나 팔고 살 것인지, 어떤 사업부문을 살 것인지 또 제외할 것인지 따지고 물어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더구나 해외업체 인수 건이면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CJ ENM의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건도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CJ ENM에 있어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CJ ENM은 과거 CJ오쇼핑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왔습니다. 중국을 필두로 인도와 태국, 터키, 일본, 베트남, 필리핀, 멕시코, 말레이시아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중국 일부와 일본, 터키 사업은 아예 정리했습니다. 해외 홈쇼핑 시장 개척과 진출에 있어 일종의 수업료를 치른 셈입니다.

대신 중국의 천천 CJ와 동방 CJ, 멕시코와 동남아시아 시장 등에선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덕분에 해외 홈쇼핑 시장 진출을 위한 수업료를 치르긴 했지만 자신감을 얻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CJ ENM의 시선은 유럽을 향해있습니다.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는 그 시작점입니다. 스튜디오 모데르나는 동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 캐나다 등 21개국에 진출해있습니다. 홈쇼핑은 물론 인터넷 쇼핑몰과 출판 마케팅 사업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39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자체 브랜드(PB)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CJ ENM은 궁극적으로 스튜디오 모데르나를 발판삼아 서유럽 홈쇼핑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모데르나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는 CJ ENM에 충분히 매력적인 아이템입니다. 지난 4월 CJ오쇼핑의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추진설이 알려졌을 당시 업계 등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번 건은 스튜디오 모데르나 측이 CJ에 먼저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만큼 인수 작업이 빨리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직 인수 확정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어 이를 좁히고 있다는 게 밖으로 알려진 지연 이유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해외업체를 인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인수 확정 소식이 상당 기간 들리지 않자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CJ ENM이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추진 과정에서 생각보다 가격 차이가 너무 커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CJ그룹 내부에서 이번 인수 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지주사인 CJ㈜와 CJ ENM 간 의견 충돌설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좀 달랐습니다. 한 관계자는 "현재 양측의 가격 좁히기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CJ ENM의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는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사실 그동안 CJ그룹의 M&A 진행 방식은 매우 신중했다"면서 "최근 들어 여러 딜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과감한 투자 이미지가 굳어진 것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CJ그룹의 M&A가 부쩍 늘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것만 해도 CJ제일제당의 쉬완스 인수 건, CJ대한통운의 슈넬레케 인수 건, CJ ENM의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건 등이 있습니다.

한 번에 3조원대 딜에서부터 5000억원대 딜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CJ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M&A를 모두 성사시킨다고 해도 재무 건전성에 타격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섞인 분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만큼 최근 CJ그룹의 M&A에 대한 행보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CJ ENM의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건도 CJ그룹의 이런 행보와 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글로벌화에 사활을 건 만큼 CJ ENM의 유럽시장 진출은 정해진 수순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또다시 과거와 같은 비싼 수업료를 치르지 않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J ENM의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는 오는 11월쯤이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지난 5개월여 동안 CJ ENM은 스튜디오 모데르나를 좀 더 안정적으로 인수하기 위해 차근히 준비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업계 등에서 제기하는 우려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겁니다. 과연 11월쯤엔 CJ ENM의 동유럽 시장 진출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아울러 유럽시장으로 가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유심히 지켜봐야 할 내용이 무척 많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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