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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중고 거래]上. 쿠팡 부럽지 않은 '당근마켓'

  • 2020.08.28(금) 10:11

'중고거래 전성기' 이끄는 당근마켓…사용자 급증
1020세대는 번개장터가 대세…유통 대기업도 눈독

중고 거래 시장이 뜨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 중고 거래 시장은 '중고나라'가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사태도 시장 활성화를 부추겼다. 중고 거래는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이다. 유통 대기업들도 슬슬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국내 중고 거래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봤다.[편집자] 

1090만 명. 시장 조사 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이 발표한 올해 6월 기준 국내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순 이용자 수(UV)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4050만 명의 27%에 달하는 규모다. 네 명 중 한 명은 스마트폰에 중고거래 앱을 깔아 쓰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지난 2008년 4조 원가량에서 올해 약 20조 원으로 10여 년 만에 5배나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중고거래 업계에서 주목받는 업체는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의 순 이용자 수는 981만 명으로 중고거래 앱 중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른 조사에서는 당근마켓의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가 156만 명으로 국내 쇼핑 앱 카테고리에서 쿠팡(397만 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사용자 수에서만큼은 11번가나 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강자들을 제쳤다는 의미다. 어느새 중고거래 플랫폼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주요한 축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 시장 급성장…'중고-번개-당근' 3파전

그간 우리나라 중고거래 업계를 이끌어온 건 '중고나라'다. 중고나라는 지난 2003년 당시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로 여겨졌던 네이버 카페로 만들어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중고나라는 꾸준히 성장해 국내 중고 거래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거래액은 3조  5000억 원에 달하고, 회원 수는 2300만 명을 넘어섰다. 당근마켓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7000억 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중고나라의 존재감은 크다.

하지만 중고나라에는 한계가 있었다. 네이버 카페는 PC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다. 그런데 온라인 생태계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네이버 카페의 영향력은 예전보다 줄어들게 됐다. 이런 틈을 파고들어 탄생한 업체들이 바로 '번개장터'와 '당근마켓'이다.

번개장터는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중개거래 플랫폼을 표방하며 설립됐다. 중고나라의 모바일 앱이 2016년에서야 만들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움직인 셈이다. 번개장터는 중고나라와 달리 구매와 결제, 배송을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번개장터는 1020 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모바일 앱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흐름을 탔다는 점이 젊은 층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번개장터에서는 1020 세대가 좋아하는 아이돌 굿즈나 스니커즈의 거래가 활발하다는 특징도 있다. 올해 상반기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스니커즈 재판매 금액만 410억 원에 달한다.

최근 중고거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당근마켓이 탄생한 건 5년 전이다. 지난 2015년 7월 당시 판교 지역 직장인을 대상으로 '판교장터'라는 중고 거래 앱을 만들었다가 반응이 좋아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면서 이름을 당근마켓으로 바꿨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을 줄인 말이다. 이용자 거주지의 반경 6㎞ 이내에 있는 이웃 간 중고 물품 거래를 서비스하는 게 특징이다. 

당근마켓은 동네 주민들이 중고 물품을 사고팔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기존 업체들과는 차별화했다. 단순히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개념을 넘어서 '동네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 당근마켓 앱에는 중고거래 서비스 외에도 '동네생활'이라는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동네 정보를 주고받는 공간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SNS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코로나19 여파…빈티지·리셀 문화도 주목

중고나라에 더해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서 성장세는 더욱더 가팔라지고 있다. 

당근마켓의 경우 월 사용자 수가 지난 1월 480만 명에서 6월 890만 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에는 당근마켓이 넷플릭스를 제치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모바일 앱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000억 원 수준이었던 연간 거래액은 올해 1조 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은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고거래는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여겨진다. 실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국내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중고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집콕족이 늘면서 집안에 방치했던 물건들을 팔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반대로 필요한 물건을 새로 들여놓으려는 수요도 늘면서 중고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근에는 중고 물품 거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중고 의류를 빈티지 아이템으로 소비하는 게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한정판으로 나온 희귀 물품을 구입해 웃돈을 받고 파는 이른바 '리셀(Resell)'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고거래가 활성화하자 유통 대기업들도 이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스타트업과 협업해 중계점에 중고 거래 자판기 파라바라를 설치했다. 파라바라는 지난해 9월 설립된 스타트업 '파라바라'가 운영하는 신개념 중고 거래 자판기다. 판매자가 자판기에 직접 물품을 가져다 놓으면, 구매자는 실물을 확인한 뒤 구입하는 식이다. 

이서아 롯데마트 디지털전략부문 담당은 "소비자의 수요를 고려해 광교점과 양평점 등 지속해 서비스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중고 거래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어 기존 중고 거래의 취약점을 보완한 플랫폼을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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