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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급식·식자재업계, 돌파구는 '신사업'

  • 2021.11.19(금) 15:30

'체질 개선' 여부에 실적 희비 엇갈려
전면 등교 재개 앞두고 기대감 고조
정부 규제는 변수…'신사업'이 핵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는 급식·식자재 유통업계에게 재앙이었다. 학교의 휴업 및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업계 전체가 위축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사업을 전면 재조정하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진행해야 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위드 코로나'다. 위드 코로나는 급식·식자재 유통업계에 기회다. 학생·직장인들이 본업으로 복귀하면서 급식 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정부의 규제는 여전히 변수다. 정부는 대기업 급식업체의 계열사 급식 운영을 규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급식 이외의 신사업을 찾고있다. 많은 업체들이 신사업 구상에 나서는 이유다.

3분기 명암 가른 '체질개선'

급식·식자재 유통업계의 3분기 실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CJ프레시웨이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629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3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의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3432억원, 영업이익은 42% 늘어난 64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반면 현대그린푸드와 삼성웰스토리는 '외형 성장'에 그쳤다. 현대그린푸드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62% 증가한 893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0% 감소한 140억원을 나타냈다. 삼성웰스토리의 3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1% 증가한 730억원, 영업이익은 36% 줄어든 160억원이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처럼 실적이 엇갈린 것은 '체질개선' 여부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는 급식·식자재 시장이 위축되자 변화를 꾀했다. 밀키트 기업 프레시지와 협업하고 성장세가 높은 키즈·시니어 부문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이었다. 여기에 단체급식부문의 매출도 일정부분 회복됐다. 덕분에 CJ프레시웨이는 매출이 다소 줄어들었음에도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신세계푸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버거'와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올반'이 실적을 견인했다. 노브랜드버거는 지난 9월 론칭 2년만에 150개점을 돌파했다. 올반도 론칭 5년만에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현대그린푸드와 삼성웰스토리는 급식 비중이 높은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메뉴의 질을 높여 단가가 올라 매출은 늘었지만, 재택근무 확산으로 절대적인 식수가 줄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변화'는 계속된다

급식·식자재유통업체들은 위드 코로나를 맞아 '변화'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신규 비전을 발표했다. 고객사의 메뉴 및 운영 컨설팅까지 진행할 수 있는 '전방위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이 목표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소싱·제조 인프라 강화 △운영 솔루션 제공 △온오프라인 플랫폼 영업 강화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 등을 꼽았다.

현대그린푸드와 신세계푸드는 외식·식품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미국 1위 스테이크 전문점 '텍사스 로드하우스' 3호점을 오픈하며 외식 사업을 확장했다. 또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의 상품군 확대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 가맹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올반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HMR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생각이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 4일 물류센터 현장을 둘러봤다. /사진=아워홈

삼성웰스토리는 '푸드테크' 기업이 목표다. 웰클린·웰이팅 등 '웰시리즈' 시스템을 마련해 사용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내부 시스템 구축을 진행했다. 나아가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메뉴 추천 리스트'를 도입하는 등 개편 작업도 마쳤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점차 시스템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워홈은 기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아워홈은 올해 초 계룡물류센터에 온라인몰 전용 자동화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조직구조를 개편했다. 식품안전센터도 구축했다. 위생·안전 등 '기초 역량'을 강화하고 물류망을 확대해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은 최근 동서울물류센터를 방문해 "물류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망은 '맑음'…변수는?

급식·식자재 유통시장의 전망은 밝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상당 수 기업이 정상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학생들의 전면 등교도 예정돼 있다. 급식 사업 수익성의 필요조건인 '식수'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외식 경기도 회복세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1주일간 외식업 소상공인 매출액은 2년 전보다 3.1% 줄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전월 대비 감소 폭이 4.3%포인트 감소했다.

변수는 규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급식업체의 계열사 식당 운영을 '일감 몰아주기'로 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국내 급식 대기업 8개사와 자발적 일감 개방을 유도하고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그 결과 1조2000억원 수준의 시장이 중소·중견기업에 개방됐다. 대기업 급식업체 입장에서는 이렇게 줄어든 시장을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이들이 앞다퉈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는 이유다.

CJ프레시웨이 양산 물류센터 전경. /사진=CJ프레시웨이

결국 급식·식자재업체의 미래는 '신사업'의 성공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다. 대부분 업체가 식품 산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만큼 기존 식자재 유통사업과의 시너지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반면 '본업'에만 집중할 경우 현상 유지도 어려워 질 수 있다. 자칫하다가는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을 미리 개척해 둔 급식·식자재업체는 3분기부터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학교·오피스·컨세션 등 경로에서의 매출 회복세도 나타난다"며 "위드 코로나로 시장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호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급식 시장의 파이가 줄어든 것은 사실인 만큼, 위드 코로나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신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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