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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패스트푸드 공습…이번에는 피자다

  • 2022.03.11(금) 07:15

가성비 앞세운 '노브랜드피자' 테스트 돌입
유사 브랜드 대비 파격가로 '승부수' 던져
노브랜드버거식 틈새 파고들기, 또 통할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세계푸드가 패스트푸드 시장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노브랜드버거를 안착시킨 데 이어 피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콘셉트는 노브랜드버거와 같은 '가성비'다. 저가 피자 시장을 정면 조준했다.

첫 거점은 패스트푸드 매장이 밀집해 있는 서울의 학원가 대치동으로 정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검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버거의 성공을 피자 시장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성비'로 '패스트푸드 심장' 노린다

신세계푸드는 서울 대치동에 노브랜드피자 1호점(대치점)을 오픈했다. 노브랜드피자의 핵심 경쟁력은 노브랜드버거와 같은 가성비다. 메뉴 가격을 글로벌 피자 브랜드의 유사 메뉴 대비 20% 저렴하게 책정했다. 그러면서도 품질은 살렸다. 자체 개발한 '도우볼'을 8분 만에 구워내는 '스마트 피자 키친' 시스템을 도입해 쫄깃한 식감을 극대화했다. 더불어 조리 시간을 줄여 점주가 더 많은 피자를 팔 수 있도록 해 효율성·수익성까지 높였다.

노브랜드 피자 캐릭터. /사진=신세계푸드

대치점은 테스트 매장이다. 반경 2km 이내 20여개의 패스트푸드 매장이 경쟁하고 있는 상권에서 브랜드의 경쟁력을 시험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치동은 패스트푸드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020세대 유동인구가 많은 학원가다. 이 곳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다면 가맹 사업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며 "취식이 가능한 매장인 만큼 소비자의 니즈도 활발하게 흡수해 신메뉴 개발 등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브랜드피자는 향후 가맹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대치점은 첫 매장인 만큼 배달·포장 외에도 레스토랑 형태를 병행 운영한다. 다만 이후 오픈할 노브랜드피자 매장은 배달·포장 전문점으로 구성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소규모 매장을 빠르게 확장해 골목상권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가성비를 추구하는 만큼, 합리적 공급가로 소상공인과의 상생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가격은 낮지만 품질은 같다"…정말일까?

지난 10일 오전 대치점을 찾았다. 매장 입구부터 색다른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왔다. 4인석 테이블이 많은 피자 전문점과 달리 다양한 인원용 테이블이 배치돼 있었다. 피자 전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샐러드바는 없었다. 대신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었고, 주방은 매장에서 바로 살펴볼 수 있었다. 고객이 직접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트레이 존까지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피자 전문점보다는 패스트푸드점에 가까운 구성이었다.

노브랜드피자 매장 및 메뉴.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가장 큰 테이블에는 타 브랜드 피자와 노브랜드피자가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외형상 별다른 차이점은 없었다. 모든 메뉴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매장 운영은 신세계푸드의 설명과 같았다. 주문 10분도 지나지 않아 갓 조리한 '투머치 페퍼로니 피자'와 '올어바웃 치즈' 두 조각을 받아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가격이 낮아도 품질은 같다"는 노브랜드피자의 마케팅은 진실일까. 기대감을 안고 먹어봤다.

투머치 페퍼로니 피자는 첫 입부터 새콤한 소스와 페퍼로니의 짭짤한 맛이 강렬했다. 파파존스와 비슷한 미국식 피자의 맛이었다. 올어바웃 치즈도 시카고 피자 등 미국식 피자와 같은 진한 치즈 풍미가 느껴졌다.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도우였다. 노브랜드피자의 도우는 타 피자에 비해 쫄깃했다. 저가 피자 브랜드에는 없는 고급스러운 식감이었다. 가성비가 높다는 노브랜드피자의 주장은 이 두 메뉴에서만큼은 '사실'에 가까웠다.

'영리한 선택', 그 결과는

노브랜드피자는 '영리한 선택'을 한 브랜드다.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의 성장은 정체돼 있다. 치킨·햄버거 등 타 메뉴 대비 가격이 높아 외면받았다. 하지만 저가 피자 시장은 다르다. 반올림피자·피자스쿨 등 다양한 브랜드가 덩치를 키우며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피자 스타트업 '고피자'의 매출은 2년 사이 10배 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노브랜드피자가 시장 내 유일한 '성장 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게다가 저가 피자 프랜차이즈는 보통 원가 절감을 통한 박리다매로 수익을 내고 있다. 점포당 평균 매출도 프리미엄 피자 프랜차이즈 대비 낮은 경우가 많다. 유통·원가관리 등에서 더 이상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노브랜드버거 사업 등을 통해 식자재 유통의 '규모의 경제'를 이미 갖추고 있다. 따라서 양질의 원재료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가성비에서 타 브랜드를 크게 앞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1인 가구를 겨냥한 피자 스타트업 '고피자'는 고속 성장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과제도 남아있다. 노브랜드피자는 라지 사이즈만을 판매한다. 별도의 조각 피자 배달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가 피자 시장 주요 고객인 1인~2인 가구는 한 끼 분량의 중소형 피자를 선호한다. 남은 피자를 따로 보관해 두기보다 배달 직후 바로 먹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피자는 치킨과 더불어 소상공인의 영향력이 큰 시장이다. 가맹사업의 빠른 확장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경계하는 이들과의 의견 차이도 좁혀야 한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로 프랜차이즈 사업 역량을 증명한 바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최단 기간인 1년 6개월만에 100개 매장을 넘겼다. 저가 햄버거라는 시장의 작은 틈새를 겨냥한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하지만 같은 방식이 피자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쟁강도와 시장 환경 모두 햄버거 시장과 다르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피자의 차별화를 위해 준비한 '다음 카드'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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