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냉동피자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전에 없던 '화덕' 스타일의 냉동피자 2종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풀무원등 경쟁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메뉴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뚜기의 신제품 출시와 함께 주춤했던 냉동피자 시장이 다시 뜨거워질지도 주목된다.
냉동피자, 정말 '화덕' 맛 날까
오뚜기가 화덕피자 맛을 구현한 냉동피자 '화덕style 피자'를 출시했다. △페페로니디아볼라 피자 △트러플풍기 피자 등 2종이다. 직화 오븐에 구워 도우의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화덕 특유의 불향기와 깊은 풍미를 더했다. 잘 숙성된 도우를 고온에서 구울 때 생기는 '에어 버블'을 통해 고소한 맛도 한층 강화했다. 회사 측은 "새로 출시한 화덕style 피자는 화덕 없이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만으로 전문점 수준의 피자를 간편하게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오후 오뚜기의 화덕style 피자 출시 기념행사를 찾았다. 제품 포장지에 화덕 이미지를 강조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냉동피자에서 화덕피자의 불향과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자리를 잡은 후 갓 조리한 페페로니디아볼라 피자와 트러플풍기 피자 두 조각을 받았다. 외형상으로는 레스토랑에서 파는 화덕피자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기존 냉동피자보다는 두꺼웠고 토핑도 풍성했다.
페페로니디아볼라 피자는 페페로니의 짭짤한 맛과 치즈의 고소한 맛이 강렬했다. 스파이스 소스의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줬다. 트러플풍기 피자의 경우 치즈 맛이 좀 더 진했다. 양송이버섯, 새송이버섯과 트러플 향의 머쉬룸 소스가 잘 어우러졌다.
가장 큰 차별점은 '도우'였다. 기존 냉동피자보다 도우가 쫄깃했다. 화덕피자 특유의 불향도 느껴졌다. 가정용 조리기구를 통해 간편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화덕피자 맛 피자를 즐길 수 있다면 굳이 레스토랑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냉동피자 1위 오뚜기, '화덕' 택한 이유
현재 오뚜기는 냉동피자 시장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16년 냉동피자를 처음 선보이며 국내 냉동피자 시장을 이끌어왔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다. 다만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등 경쟁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오뚜기의 입지는 지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오뚜기 냉동피자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64.4%에서 지난해 40.1%로 크게 줄었다. 반면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4.7%, 18.7%까지 확대됐다.
국내 냉동피자 시장이 정체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6년 198억원에서 2018년 931억원까지 급성장했다. 그러나 2019년 674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가정간편식(HMR)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냉동피자의 인기는 오히려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후 냉동피자 시장은 2020년 854억원, 지난해 886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2018년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오뚜기의 고전은 트렌드 변화 대응에 실패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오뚜기는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시장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해왔다. 경쟁 업체들이 메뉴 다양화, 품질 개선 등으로 영향력을 키우는 동안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평가다.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에도 변화를 꾀하지 않아 성장세는 더욱 주춤했다.
메뉴 '고급화' 전략, 전망은
오뚜기는 메뉴 고급화 전략을 통해 돌파구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지난해 '크러스트 피자' 3종을 출시하는 등 메뉴 고급화를 통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냉동피자 중 화덕피자를 내놓은 업체가 거의 없는 만큼 이번 신제품의 성장성도 높다.
가격 경쟁력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화덕style 피자의 가격은 8980원이다. 기존 오뚜기의 냉동피자보다는 2000원 정도 비싼 가격이지만 경쟁 업체의 냉동피자와 비교했을 땐 저렴한 수준이다. 프리미엄 제품군 기준 CJ제일제당이 '고메' 냉동피자는 9980원, 풀무원의 '치즈크러스트' 냉동피자는 9980원이다.
이번 신제품 출시와 함께 냉동피자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의 가격을 높아지고 있는 반면 냉동피자는 다양해지는 추세다. 또 코로나19 이후 배송 전쟁이 가속화하며 온라인 냉동 제품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아직 규모가 크진 않아 충분히 성장성이 있는 분야"라며 "전문 레스토랑이나 프랜차이즈 못지않은 품질의 냉동피자 제품이 늘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