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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릴' KT&G, 탄탄대로 계속 이어질까

  • 2022.06.03(금) 06:50

[워치전망대]KT&G, 국내·해외 모두 호조
'릴', '아이코스' 제치고 전자담배 시장 1위
2분기 시장 불확실성·경쟁사 공세 '변수'

/ 사진=비즈니스워치

KT&G가 지난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으며 순항 중이다. 담배 수출 증가와 국내외 궐련형 전자담배 부분의 성장이 이어지면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제치며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전망도 대체로 밝다. 해외 부분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엔데믹으로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의 실적 개선 기대도 높다. 다만 원자재 가격 인상과 금리 상승 등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변수로 꼽힌다. 경쟁사인 필립모리스, BAT 등의 공세 여부도 위험 요인이다. 

해외 국내 모두 '웃었다'

KT&G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1조402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3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2634억원으로 3.4% 감소했다. KT&G의 개별기준 1분기 매출은 8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1.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8.8% 증가한 2726억원, 2579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담배 판매 증가가 매출 호조를 이끌었다. KT&G의 해외 담배 판매량은 115억개비로 전년 동기 보다 43.8% 증가했다. 매출액도 2263억원으로 62.6% 급증했다. KT&G 관계자는 "중동과 아시아태평양 등 주요 시장에서의 수출량이 회복됐고, 인도네시아 법인의 판매량도 크게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사업 중단으로 입었던 타격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t201@

국내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뒤를 받쳤다. 특히 KT&G는 지난 1분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필립모리스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릴의 인기가 아이코스의 점유율을 끌어내렸다. 아이코스의 점유율은 2017년 80%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4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2월에는 결국 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동안 KT&G가 신제품을 내놓으며 빠르게 공세를 펼친 영향이 컸다. 

다만 자회사인 KGC인삼공사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KGC인삼공사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매출액 3741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35.8%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채널이 막히며 타격이 컸다. 이외에도 타사 건강기능식품들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부분 성장 가능성 '기대'

향후 전망도 대체로 밝다. 전자담배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2017년 3597억원에서 지난해 1조8151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1조9527억원, 2025년엔 2조4667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G의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해외 부분의 성장 가능성도 전망을 밝힌다. 현재 KT&G는 해외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일본,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스 등 25개국에 진출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KT&G의 평가다. 릴의 해외 확산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KT&G는 일반 궐련형 담배 역시 3년 내로 해외 진출 국가를 200여 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담배 시장이 포화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긍정적 행보로 평가된다. 

KT&G 릴 하이브리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엔데믹이 다가오는 것도 긍정적이다.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어서다. 면세점 매출 회복에 힘입어 실적 회복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면세점은 KGC인삼공사의 매출 비중에서 한때 20%를 차지했을 만큼 주요 판매 채널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 해외 주요 국가들은 방역 체계를 완화하고 있다. 해외여행 다시 활성화하면 면세점 매출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시장 불확실성, 경쟁사 공세는 '변수'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변수로 꼽힌다. 담배 제조에 필요한 담뱃잎과 필터 등 가격이 오르며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외에도 글로벌 물류 대란과 금리 상승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해외 매출이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기대보다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KT&G는 미국 내 담배 규제 강화로 사업성이 낮아지면서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경쟁사인 필립모리스, BAT 등의 공세 여부도 위험 요인이다. 어렵게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릴의 인기가 식을 수 있어서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신제품을 준비하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BAT도 글로 슬립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오고 있다. JTL도 신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위 탈환을 위한 필립모리스의 공세와 BAT의 맹추격이 이어질 것"이라며 "릴 시리즈가 계속해서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T&G는 비상 계획을 수립해 여러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KT&G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질적·양적 성장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물류 대란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예상되고 있다"며 "비상 계획을 수립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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