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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주춤한 '본업' 떠오른 '부업'

  • 2021.08.31(화) 15:31

2분기 수익성 '주춤'…환율 등 악재 겹쳐
'부업' 부동산 사업은 호조…실적 견인

/그래픽=비즈니스워치

KT&G가 담배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GC인삼공사 등 비담배 부문이 코로나19의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수출도 중동 시장의 위축과 환율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주춤했다. 오히려 부업으로 여겨지던 부동산 부문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신사업'으로 자리잡았다.

KT&G는 하반기 수출을 중심으로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 대한 궐련담배 수출과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가 주요 전략이다. 특히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공급이 원활해진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 신규 소비자 확보에도 힘쓸 계획이다.

"시장은 커졌는데"…웃지 못한 1등

KT&G는 지난 2분기 매출 1조3465억원, 영업이익 33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줄어들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아쉬운 실적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7억5000만갑이었다. 전년 대비 1% 늘었다. 궐련담배 판매량은 1000만갑 가량 줄어든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가 크게 성장해 전체 시장을 지탱했다.

KT&G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KT&G의 2분기 궐련담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 줄었다. 시장 점유율은 64.1%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전기 대비로는 0.4%포인트 줄었다. BAT코리아 등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가향 담배를 출시해 시장을 잠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시장 점유율을 39%까지 끌어올였다. 하지만 반도체 대란으로 단말기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KT&G 2분기 실적 추이.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해외 사업도 다소 주춤했다. KT&G의 2분기 궐련담배 수출량은 약 6억갑이었다. 전년 대비 14.4%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2.3% 줄어든 2511억원이었다. 주력 시장인 중동이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통제하면서 담배 판매량이 줄었다. 또 흡연 등 행위가 일절 금지되는 라마단 기간이 겹치면서 악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KGC인삼공사 등 비담배 사업의 실적도 부진했다. KGC인삼공사의 2분기 매출은 2593억원, 영업이익은 65억원이었다. 각각 전년 대비 6.6%, 67.7% 줄었다. 인삼의 면역 효과를 강조한 마케팅을 통해 미국과 중국 시장 수출량은 늘었다. 하지만 '최중요 채널'인 면세점이 코로나19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캐시카우' 자리 굳힌 '부동산'

'본업'은 부진했지만 '부업'의 성장세는 눈부셨다. KT&G의 2분기 실적은 부동산 개발·임대 사업이 견인했다. KT&G는 2015년부터 부동산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전국 사업장과 공장 등 부지가 기반이었다. 2016년에는 △부동산 가치 극대화 △지속성장기반 강화 △목적사업 인프라 강화 등 3대 사업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KT&G는 지속적으로 부동산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초기에는 서울 동대문, 전주, 대전 등 공장 부지를 활용해 주택 및 상가 분양사업을 진행했다. 2017년부터는 서울 북부지사에 기업형 임대주택을 지어 '뉴스테이' 사업을 시작했다. 세종시에 복합쇼핑몰 개발을 시행하며 상업부동산 사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2018년에 들어서는 경기도 수원의 유휴 부지를 주거·상업 지역으로 개발하는 복합 사업을 개시했다.

KT&G의 부동산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사업 성과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됐다. KT&G의 부동산 사업 매출은 2015년 1440억원에서 지난 2019년 421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부터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KT&G는 지난해 부동산 사업으로 657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349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7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이후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업이 본업 부진의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재'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KT&G 관계자는 "지속성장과 경제적 가치 등을 고려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오고 있다"며 "향후에도 개발·운영·투자 등 각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지속적 수익창출 기반을 정착시키고, 사업 경쟁력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본업 경쟁력' 강화 주력

KT&G는 하반기 본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핵심 분야는 '수출'이다. 현재 KT&G는 110여 개국에 담배를 수출하고 있다. 2018년 60여 개국에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수출 국가 수를 늘렸다. KT&G는 그동안 이들 신규 시장에 해외 법인을 설립,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 왔다. 이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성장동력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해외 시장 진출도 이어질 전망이다. KT&G는 지난해 1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와 손잡고 '릴'을 러시아에 출시했다. 이후 PMI의 유통망을 활용해 현재 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우즈베키스탄·알바니아 등 유럽·중앙아시아로 판로를 확대했다. 반도체 대란이 마무리되면서 단말기 수급이 원활해진 만큼, 향후 궐련형 전자담배의 수출 비중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수출 확대를 노릴 계획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KGC인삼공사는 적극적으로 국내와 중국 등의 내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홍삼 중심의 차별화 상품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나아가 프로바이오틱스·오메가3 등 타 건강기능식품 출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추석·수능 등 대목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와 중국 등에서는 시내면세점 시장을 적극 활용해 면세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다.

KT&G 관계자는 "하반기 해외 담배 사업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궐련형 전자담배 등도 지속적으로 판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PMI와의 협업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의 해외 매출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본다. 비담배 부문에서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턴어라운드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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