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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는 KT의 짐꾼일까, 유망주일까

  • 2021.09.23(목) 07:20

KT계열 이니텍의 스마트로 지분 추가인수 
사업 시너지 vs 케이뱅크 출자 이어 부담 

비씨카드가 KT 계열사인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한데 이어 또 다른 KT 계열사인 이니텍이 보유했던 스마트로 지분을 인수하며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로가 결제대행 주력기업인 만큼 비씨카드의 향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만하지만 카드 본업의 실적이 변변찮은 데다 매번 KT 계열사 지원 선봉에서 대규모 출혈을 감수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3일 비씨카드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지난 16일 KT 계열사인 이니텍 자회사 스마트로 지분 62만6736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총 96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인수로 비씨카드는 기존 스마트로 보유 지분을 포함해 모두 64.5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 결정은 모회사인 KT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KT는 금융보안 전문기업인 이니텍이 IT사업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스마트로 지분을 비씨카드에 넘기도록 했다. 이를 위해 이니텍 최대주주도 기존 에이치엔씨네트워크에서 KT DS로 변경했다. 

비씨카드는 스마트로를 통해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결제 수수료 절감 등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마트로는 VAN(Value Added Network)과 PG(Payment Gateway)등 결제대행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스마트로페이 전자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VAN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PG는 온라인 매장에서 각각 카드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며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간편결제의 경우 PG사와 VAN사를 모두 거쳐야 한다. 비씨카드 입장에서는 VAN과 PG사로 스마트로를 활용할 경우 비용이 자회사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비씨카드가 이미 기존에 경영참여 목적으로 스마트로 지분 14.32%를 보유하고 있었고 추가 지분 인수로 당장은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스마트로는 지난해 말 7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치며 지분법이익 상 단기간 안에 별다른 도움이 되진 못할 전망이다.

특히 비씨카드는 이미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대주주 역할을 맡고 있고, 올해 유상증자에서 주주배정 몫을 대부분 떠안으면서 이미 계열사 지원 부담이 큰 상태다. 유증 당시 신규 투자자들과 풋백옵션 계약 당사자로서 향후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실패 시 잠재적인 책임도 지고 있다. 

비씨카드의 케이뱅크 지분은 34%로 최근 유증 금액을 포함해 케이뱅크에 들어간 돈은 6500억원이 넘는다. 최근 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단순투자용으로 보유했던 마스터카드 보유주식을 매각하기도 했다. 

KT의 금융사업 확대와 가치가 주목받고 있지만 계열사 부담을 전폭적으로 지고 있는 비씨카드 본업의 벌이 또한 시원찮은 모습이다. 비씨카드는 올 상반기 402억원의 별도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520억원 대비 후퇴했다. 연결 순익은 538억원에서 371억원으로 감소 폭이 더 컸다. 

연간 순익(별도 기준)도 지난 2017년 1472억원, 2018년 955억원, 2019년 1154억원, 2020년 697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물론 KT 금융 계열사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면서 향후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지분 투자의 경우 아직은 성장 초기 단계에 놓여 있어 향후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당장은 실적에 더해 비씨카드의 부담이 가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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