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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4명 노인 된다' 고령친화식 꽂힌 식품업계 

  • 2022.12.27(화) 06:50

'초고령화' 눈앞에…식품업계 '미래 먹거리' 
노인 지우고 '케어푸드'…대중성 확보 관건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식품업계가 '고령친화식'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며 관련 시장 규모가 2조원대로 급성장 하면서다. 고령친화식은 크게 '케어푸드', '실버푸드', '시니어푸드' 등으로 나뉜다. 음식물 소화나 영양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이 주 타깃이다. 업계는 케어푸드를 고령친화식 뿐 아니라 다이어트, 건강 식단 등으로 확대해 대중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령친화식 '레이스'

현재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은 식자재 기업들이다.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각각 시니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 요양원이나 병원에 식자재를 납품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곳들이다. 뼈·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씹기 편하게 만든 연화식, 편리하게 물에 타서 먹을 수 있는 죽, 수프, 저염식 등이 대표 상품이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현재는 맛과 간편성까지 잡은 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케어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를 통해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7월 케어푸드 간편식 세트 '소담한상'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영양의 균형과 소화 촉진은 물론, 맛과 조리의 간편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가정간편식에 대한 소비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요양원 등 급식사업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부터는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건강식 브랜드 '그리팅'을 론칭했다. 전용 온라인몰도 열고 간편식 300여 종을 판매 중이다. 1~2주 단위로 보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내놨다. 신세계푸드도 고령친화식품 전문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통해 현재 B2C·B2B 시장을 공략 중이다. 

수요가 늘어나며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상 계열사 대상웰라이프는 2015년 환자용 식품 브랜드 '뉴케어' 출시했다. 지난 7월 기준 당플랜 제품 누적 매출이 400억원을 돌파했다. 아워홈도 지난 7~9월 기준 케어푸드 브랜드 '케어플러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눈 앞의 '초고령사회'

업계가 고령친화식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은 급속한 고령화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01만8000명(전체 인구 중 17.5%)으로 사상 처음 9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은 노인 인구 비중이 2025년 20.6%, 2050년에는 40.1%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인구 중 10명 중 4명이 노인인 이른바 '초고령사회'가 된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반면 출산율은 연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유가공, 제과 등 식품업계의 침체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미 유(乳)업계에서는 우유 수요 감소 등 여파가 나타나는 중이다. 고령친화식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실제로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는  2011년 5204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1조원을 넘어섰고 2020년 2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고령친화우수식품 지정제도'를 운영중이다. 고령자를 위한 식품 개발과 시장 활성화가 목표다. 농림축산부와 해양수산부가 주체다. 이들은 고령자의 섭취·영양 보충·소화·흡수 등이 용이하도록 제조·가공되고 사용성을 높인 제품을 '우수식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인증 품목도 기존의 건강기능식품에서 식품 전반으로 확대했다.

대중성 확보 '관건'

물론 고령친화식에는 한계도 있다. 노년을 위한 음식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노인들은 자신이 고령층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꺼린다. 나이가 들어도 젊었을 때 먹던 것을 그대로 즐기고 싶어한다.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가 늘고 있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탄탄한 경제력으로 건강 관리에 힘쓰며 활발한 소비를 이어가는 노년 소비자를 말한다. 이들은 고령친화식에 대한 관심이 낮다. 

이는 고령친화식의 성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령친화식을 케어푸드의 한 갈래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소비층을 고령층에 국한하지 않고 전 연령층으로 넓힐 수 있어서다. 실제로 케어푸드의 수요는 전 연령층에 존재한다. 다이어트나 영양학적인 측면을 고려해 음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고령만 강조해서는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최근 '고령'을 지우는 분위기다. 대신 케어푸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 저항감을 낮추고 있다. 실제로 업계는 고령친화식을 넘어 ▲청소년 및 성인용 영양균형식 ▲칼로리 조절식 ▲질환관리식 등으로 범주를 넓히고 있다. 같은 고령식이라도 세부적으로 단계를 나누기도 한다. 풀무원은 고령식을 치아, 잇몸, 혀 섭취 등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고령친화식 등 케어푸드는 주류 시장으로 평가되지 않지만, 노령화 추이가 이어진다면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점유율과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케어푸드의 수요가 고령친화식을 넘어 전 연령대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가 고령을 강조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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