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계획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주사 전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10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인적분할 계획서 승인 안건은 특별결의 정족수 미달로 통과하지 못해 최종 부결됐다
현대백화점 측은 "다수의 주주분들께서 이런 현대백화점의 계획에 깊은 공감과 함께 인적분할 추진에 동의해 줬지만, 일부 시장과 주주분들의 비판적 의견도 있었다"며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특히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정책이 주주분들께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임시 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됨에 따라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 및 분할을 전제로 시행 예정이었던 계획은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향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지주회사)를 신설법인으로, 현대백화점(사업회사)을 존속법인으로 나누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현대백화점과 한무쇼핑을 자회사로 두고,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지누스를 거느리는 형태다.
이를 통해 백화점업의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 및 주주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목표였다. 지난달에는 인적분할 이후 자사주 소각 및 확대된 배당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 추진 계획을 공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짜' 한무쇼핑을 지주사에 배치하는 것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컸다. 앞으로 현대백화점의 성장에 큰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한편 지난해 9월 이사회를 통해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한 현대그린푸드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양사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자세로 주주와 시장의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