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지주사' 계획이 무산된 현대백화점이 고심 끝에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에 둔 단일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다.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 형제 경영인이 지배하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을 거느린 지배구조다. 그룹 측은 "계열분리 가능성이 불식됐다"고 평가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이사회는 6일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와 함께 현대백화점까지 거느리는 지주사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그룹 내 두 개의 지주회사를 두는 그림을 그렸지만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 인적분할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다. 당시 그룹 측은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재추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현대그린푸드의 인적분할은 통과되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사 전환은 그대로 추진됐다.
일정대로라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의 현물출자를 진행해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그린푸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와 함께 현대백화점 주식도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에 둔 '한 지붕 한 가족' 플랜B가 가동되게 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1012만5700주, 지분율 29.9%) 주식을 주당 1만2620원에, 현대백화점(466만9556주, 지분율 20%) 주식은 주당 5만463원에 각각 매수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현금 대신 다른 주식으로 신주를 받는 현물출자 방식이다.
오는 8월11일부터 9월1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로 이어지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며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우량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에 배당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 지배구조 구축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열분리 가능성이 불식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