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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명품 약발 다한 백화점 3사, 생존 전략은

  • 2023.05.15(월) 06:50

[워치전망대] 명품족 사라진 백화점 '주춤'
신세계·현대백화점 영업이익 감소
인플레·경기침체에 생활 소비도 위축

백화점 업계가 지난 1분기 주춤했다. 업계 맏형인 롯데백화점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키우며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해 업계가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며 질주를 이어갔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끝나가는 '보복 소비' 효과와 소비 침체 영향이 컸다. 명품 소비가 일제히 감소했다. 업계는 엔데믹에 맞는 생존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롯데만 웃었다  

1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310억원, 매출 79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1%, 7.0%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백화점 3사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았다. 롯데백화점 측은 "오프라인 소비 활성화로 패션 상품 매출이 늘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해외점 매출이 10.5%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3사 1분기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백화점 측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데 따른 전직원 특별 성과급 지급과 물가 상승에 연동된 관리비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은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6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뒷걸음질쳤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1분기 매출은 5727억원으로 5.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957억원으로 7.4%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에 따른 패션, 화장품 상품군의 호조로 매출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판촉비,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늘며 영업이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대전 아울렛이 화재로 영업을 중단했던 여파도 작용했다.

명품 약발 끝났다

사실상 해외 성과를 등에 업은 롯데백화점을 제외하면 업계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셈이다. 백화점 업계는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 반사 효과를 누려 왔다. 명품 오픈런으로 대표되는 보복 소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이 같은 열기가 식고 있다. 해외 여행이 활성화 되면서 명품에 몰렸던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역기저 효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앞으로 이 여파는 더 뚜렷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명품 매출성장률이 30%에 달했던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1분기 명품 매출성장률은 7%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년 1분기 30%대 수준이었던 명품 매출신장세가 꺾이며 9%대로 내려왔다. 롯데백화점도 명품 신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특히 그동안 명품 소비를 주도했던 MZ세대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실제로 경기 침체는 가속화 중이다. 앞으로 '작은 사치'마저도 포기하는 소비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소비자들은 '무지출', '짠테크(아낀다는 뜻의 짠+재테크)'에 골몰하는 중이다. 소비력이 높은 VIP들의 소비도 해외여행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이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생존 전략은 

백화점 3사도 대비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불확실성이 커진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경영 모델 구축이다. 명품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만으론 이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팬데믹과는 다른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업계는 점포 리뉴얼, 외국인 관광객 매출 확보 등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 확대도 속도를 낸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889억원을 들여 점포 리뉴얼에 돌입한다. 주요 점포의 인테리어를 고급화하고 해외 브랜드와 인기 F&B 매장을 유치한다. 올해 8월부터 수원점이 리뉴얼에 들어간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은 최근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상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 향후 베트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2600억원을 투입해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등을 재단장하고 있다. 판교점은 9개월간의 리뉴얼을 통해 지난 3월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갖췄다. 수입 브랜드도 지속 보강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문관’을 강화한다. 하반기 중 강남점의 영패션전문관을 새단장하고, SSG닷컴 신세계백화점몰 신백선물관을 확대하는 등 온·오프라인에 걸쳐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은 신규 VIP고객과 MZ세대 고객을 동시에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계기였다"면서도 "앞으로 보복 소비 효과가 끝나가고 있지만 대대적인 공간혁신으로 다른 유통 채널이 줄 수 없는 경험을 선보여 성장세를 이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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