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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vs 어니언' 끝없는 감자칩 근본 논쟁…승자는?

  • 2023.03.05(일) 10:05

[생활의 발견] 감자칩 '오리지널 vs 어니언'
포카칩은 '오리지널' 프링글스는 '어니언' 승리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포카칩 파랑을 먹는 사람과 초록을 먹는 사람입니다. 소위 '오리지널파'와 '어니언파'로 알려져 있죠. 이 싸움(?)은 포카칩이 출시된 이후 어언 20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양쪽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려왔죠. 저도 얼마 전 친구와 '포카칩 논쟁'을 벌였습니다. 친구는 오리지널파였고 전 어니언파였거든요. 저흰 둘 다 신념을 꺾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을 봐도 '포카칩 난제, 파랑 vs 초록' 등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각자 자신이 왜 오리지널인지 어니언인지 댓글이 이어지죠. 제 친구는 오리지널의 간단하면서 깊은 감칠맛을 강조했고요. 저는 어니언의 달콤함과 톡 쏘는 짭짤함을 어필했습니다. 그럼에도 저흰 서로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죠. 결국 어디가 더 많이 팔리는지로 '근본'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포카칩 한 박스를 걸고요. 

전 어니언의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감자칩의 주 소비층은 젊은층이죠. 중장년층은 아무래도 건강 등 문제로 잘 먹지 않습니다. 젊은층은 대체로 색다른 걸 선호합니다. 이 때문에 어니언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오리지널은 비슷한 맛의 같은 상품도 많아 경쟁력이 떨어질 것도 같았고요. 서론이 길었네요. 무튼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포카칩의 제조사 오리온에 직접 물었습니다.

포카칩 맛별 판매 비율 / 그래픽=비즈워치

포카칩은 어니언의 패배였습니다. 포카칩 판매 비율을 확인해보니 오리지널이 10% 차이로 앞섰습니다. 오리지널 55%, 어니언 45% 의 비율이었습니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이 비율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오리온 측도 딱히 뾰족한 이유를 알진 못했습니다. "감자 본연의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더 많은 것 같다" 정도로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나름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재미로 받아들여 주시면 됩니다.) 저는 술안주의 영향으로 분석했습니다. 포카칩은 술안주의 대명사죠. 캔맥주와 포카칩은 '국룰'입니다. 개인차가 크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감미료'가 적은 과자를 선호합니다. 술맛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죠. 오리지널 맛은 기본적인 짭짤한 소금 맛이 특징입니다. 다른 맛은 없습니다. 

마치 주점에서 팝콘, 강냉이가 안주로 나오는 개념이죠. 이 점이 아마 차이를 만들지 않았나 추측해 봤습니다. 특히 포카집은 생감자칩입니다. 100% 감자로 만듭니다. 이 때문에 감자가 맛의 90% 이상을 결정합니다. 원물의 맛을 가장 잘 느끼려면 아무래도 오리지널이 나을 겁니다. 

프링글스 맛별 판매 비율 / 그래픽=비즈워치

어찌됐건 이로써 저는 1패를 기록했습니다. 어니언파로서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대로라면 저는 포카칩 한 박스를 친구에게 보내야 합니다. 뭔가 아쉽습니다. 그래서 보너스로 또 다른 감자칩의 대명사 프링글스도 알아봤습니다. 프링글스 역시 오리지널 vs 어니언 논쟁이 치열합니다. 다들 프링글스를 생각하면 빨간통의 오리지널, 초록색의 사워크림앤어니언이 떠오르실 겁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프링글스를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는 농심켈로그에도 확인을 해봤습니다. 프링글스는 어니언의 승리였습니다. 지난해 기준 '오리지널맛', '사워크림앤어니언맛', '기타'의 판매 비중이 각각 33%, 36%, 31%로 나타났습니다. 근소하게 어니언맛이 오리지널을 앞섰습니다. 

이는 아마도 프링글스 특유의 제조 방법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입니다. 프링글스는 감자플레이크(말린 감자)로 만든 감자칩입니다. 감자를 갈아서 건조시켜 전분 등의 재료를 섞어 반죽을 만듭니다. 이후 반죽을 일정한 모양의 틀에서 가열해 통에 담아 팝니다. 생감차칩과 달리 2차 가공 과정으로 감미료의 영향이 일반 감자칩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중량이 많은 것도 어니언 선호 비중이 높았던 요인 중 하나일 겁니다. 프링글스는 비교적 중량이 많은 축에 속하는 감자칩입니다. 한 통이 110g가량입니다. 일반 포장 감자칩 두 배의 무게죠. 덜 물리게 먹으려면 오리지널보다 어니언 등 색다른 맛이 나을 겁니다. 실제로 프링글스는 오리지널, 샤워크림앤어니언 이외에도 다양한 맛의 종류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리지널 감자칩과 어니언 감자칩의 우열을 가려보는 시간이었는데요. 1대1 무승부를 기록하게 됐네요. 물론 하나의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법이고 제 생각과 다른 분도 분명 계실 겁니다. 바야흐로 취향 존중의 시대입니다. 여러분들은 두 맛중 어떤 맛을 선호하시나요. 주말에 연인, 친구들과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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