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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큐텐]②'티메프' 날개 달고 나스닥 직행?

  • 2023.03.21(화) 06:50

티몬 인수 7개월 만에 위메프 '눈독'
'티메프' 실현된다면 존재감 급상승
빈틈인 '직구' 눈독…이커머스 한 축 노려

큐텐이 한국 이커머스 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티몬을 품은 데 이어 현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 인수까지 노리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른바 '티메프' 연합군이 결성될 조짐이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는 큐텐이 어떤 기업이고, 그들의 속내는 무엇인지, 향후 이커머스 업계에 어떤 파급을 가져올지 들여다본다.[편집자]

현재 큐텐은 위메프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티몬 인수 후 불과 7개월 만이다. 동시에 큐텐은 인터파크 커머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큐텐이 기존 오픈마켓에 승부를 걸기 보다 해외직구 등 빈 공간을 노리고 있다고 해석한다. 덩치 키우기를 통해 나스닥에 노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 '동료'가 되라

그간 큐텐은 힘이 빠진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 꾸준히 손을 뻗어왔다. 일차적 목표는 플랫폼 확보에 따른 국내 인지도 상승과 셀러 확보다. 현지 자사 플랫폼을 강화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플레이어들을 인수해 키우는 게 훨씬 수월하다. 그동안 쌓여진 네트워크와 기술력, 데이터를 단번에 흡수할 수 있다.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큐텐 M&A 현황 / 그래픽=비즈워치

딜 성사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현재 경쟁에서 뒤처진 이커머스들은 저마다 살길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쿠팡의 흑자 전환으로 위기감은 더 높아졌다. 상장이나 매각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다만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가시밭길이 이어지고 있다. 컬리와 오아시스가 상장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큐텐은 오히려 반가운 존재일 수 있다. 

실현된다면 업계의 파장은 클 전망이다. 큐텐은 단숨에 10%에 가까운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각각 4%, 3% 1%대로 추정된다. 정확한 최근 공식 집계는 없지만 업계 1,2위인 네이버 쿠팡도 현재 10%대에 머무른다. 아직 뚜렷한 패자가 없다. 큐텐도 앞으로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단순 합산'만으로 큰 파장을 예단하긴 어렵다. 핵심은 세 플랫폼이 가진 데이터와 네트워크다. 세 플랫폼은 최근 경쟁력을 잃었지만 한때는 업계를 주름잡던 플랫폼이다. 저마다의 강점도 아직 유효하다. IT기술력도 뛰어나다. 위메프의 메타쇼핑이 대표적 예다. 온라인의 수억개의 메타데이터를 취합·분석해 상품을 큐레이션한다. 반전을 일으키긴 부족했지만 테크 플랫폼의 정수로 평가된다.

셀러만 원하는 걸까

위메프와 티몬은 상당 부분 포지셔닝이 겹치는 오픈마켓이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큐텐의 티몬, 위메프 인수는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큐텐이 앞선 장점들을 아우른다면 예상하지 못한 시너지가 날 수 있다. 단지 셀러 확보만을 위해 큐텐이 세 플랫폼을 동시다발적으로 인수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국내 셀러들은 동시에 여러 플랫폼에 입점한 경우가 많다. 

위메프 티몬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꼭 업계 1위를 지향할 필요도 없다. 네이버 쿠팡과 더불어 이커머스의 또 다른 한 축이 목표일 수 있다. 사실 네이버와 쿠팡은 같은 이커머스로 묶이지만 성격이 완전 다르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직매입 플랫폼의 강자다. 네이버는 네이버스토어로 국내 오픈마켓 플랫폼의 독보적 위치를 점했다. 저마다 강점 영역이 있어서 점유율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과 국내 직매입 오픈마켓 승부는 승산이 없다. 빈 공간을 노려야 한다. 직구 분야다. 네이버와 쿠팡도 제대로 손을 대지 못했다. 큐텐이 직구 분야를 먼저 선점한다면 충분히 시장 지배적 위치로 올라설 수 있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큐텐에 인수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직구 경쟁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큐익스프레스를 통한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Qx프라임' 등을 선보였다. 

구 대표는 한국의 이런 빈틈을 캐치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직구 시장은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는 9612만건, 47억2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건수는 8.8%, 금액은 1.4% 증가했다. 고환율로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3년 전인 2019년에 비해 건수는 두배 이상, 금액은 50% 급증했다. 관세청은 직구 건수가 올해 처음으로 1억 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스닥 상장 위해서?

일각에선 큐텐의 공격적인 확장이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과 관련이 깊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큐익스프레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나스닥 상장을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 등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 확장성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큐익스프레스는 지난 2019년부터 큐텐 뿐 아니라 아마존, 이베이, 라쿠텐 등 기업으로 고객사 저변을 넓히고 있다. 

비단 나스닥 상장만을 위한 움직임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큐텐은 지난해 티몬 인수 당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이 아닌 큐텐과의 지분 스왑을 진행했다. 딱히 큐익스프레스의 상장을 염두하고 티몬을 품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위메프와도 현재 지분 스왑을 통한 인수가 점쳐지고 있지만 그 대상이 큐텐인지 큐익스프레스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몸집 불리기 자체는 상장에 직간접적 도움이 될 수 있다. 티몬과 위메프 입점한 셀러들이 해외 판매를 위해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할 가능성이 많다. 일반 구매자도 마찬가지다. 큐익스프레스의 실적 등 볼륨 확장에 결정적일 수 있다. 현재 11번가와 G마켓도 큐익스프레스의 고객사다. 이 큐익스프레스 덕분에 글로벌 풀필먼트 역량만큼은 큐텐이 그 어떤 커머스보다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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