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프랜차이즈 죽이야기가 브랜드 살리기에 돌입한다. 본죽이 압도적 1위를 지속해 온 가운데 암환자용·근력 강화용 죽 등 특수죽을 출시, IT·배달 활용 등을 브랜드 강화 전략을 내세워 반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본죽에 밀린 이유
죽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죽이야기는 '만년 2위'였다. 점유율 1위는 본아이에프의 ‘본죽’이다. 현재 본죽 매장수는 지난해 말 기준 749개, 본죽&비빔밥까지 합치면 1600여개 이상이다. 죽이야기는 367개로 차이가 크다.
죽 프랜차이즈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1990년대 말 개인 죽집들이 번창했지만, 대대적인 죽 사업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다. 2002년, 본죽이 프랜차이즈의 포문을 열었고 죽이야기는 이듬해 후발주자로 나섰다. 초기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커졌다.
임영서 죽이야기 대표는 죽이야기와 본죽의 운명이 갈린 요인으로 마케팅을 꼽았다. 죽이야기는 본죽에 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지 못했다. 본죽은 PPL을 진행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 '하나뿐인 내 편' 등이 흥행하면서 인지도를 크게 넓혔다. 현재 본죽은 가수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쓰고 있다. 죽이야기도 드라마 '애정만만세', '결혼 못하는 남자' 등에 PPL을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효과가 미미했다.
가맹점 정책도 강력하게 이행하지 못했다. 과거 타 브랜드의 가맹점을 운영해 본 임영서 대표는 본사의 과도한 통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이 때문에 가맹점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했고, 매장별 메뉴 편차도 심해졌다. 어떤 매장은 단종된 메뉴를 포기하지 못해 자체적으로 식재료를 사입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해외진출도 재정 악화를 낳았다. 한때 중국 매장이 46개에 달할 정도로 번성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중국 매장 3개를 비롯해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등 12개만 영업 중이다. 재정이 해외로 빠져나가다 보니 국내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특수죽으로 활로 뚫는다
죽이야기는 연령대별 맞춤형 특수죽을 돌파구로 삼을 계획이다. 우선 그간 죽 시장에서 타깃으로 고려하지 않던 2030을 겨냥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올해 6월부터 매장에서 고객 취향에 따라 토핑을 얹을 수 있는 덮죽, 덮면, 덮밥 등을 취급하고 있다. 최근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짜죽(짜먹는 죽)’도 운영 중이다.
임 대표는 "기존 죽 소비자의 80%는 몸이 안 좋은 환자였다"며 "20대 청년층을 겨냥한 상품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홍보를 위해 SNS 마케팅에도 돌입했다.
기존 죽 시장의 주 고객인 60대 이상 중장년층을 위해서는 암환자를 위한 야크 죽, 약 먹기 전 먹는 흡수가 빠른 죽, 건강검진 후 먹는 죽, 근력강화죽 등 특수죽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또한 가맹점들의 재료 사입 등으로 인한 품질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방침도 마련했다. 일단 죽에 들어가는 채소 죽베이스는 본사가 공급하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설득했다.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고 가맹점의 수고도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 7월에는 그간 시스템 노후화로 제대로 전산화되지 못했던 식자재 발주량 자동 산출, 매장 판매와 발주 데이터 관리를 위해 외식업IT 기업 토더와 손을 잡았다.
임 대표는 "외식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IT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재고 관리부터 고객 관리, 마케팅까지 브랜드에 IT 혁신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