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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에 파바까지…북미 전역 누비는 'K-프랜차이즈'

  • 2023.10.03(화) 13:00

국내 시장 포화…해외시장 개척 박차
K-콘텐츠 인기 업고 차별화 음식 공략
파바·뚜레쥬르, 2030년 천개점 달성 목표

(위에서부터)BBQ치킨,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미국 현지 매장 전경/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 마련한 외형 성장 방안이다. 중장기적으로 1000개 이상에서 5만개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지 브랜드와 다른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언제 이렇게 늘었지

제너시스BBQ가 운영하는 BBQ치킨(BBQ)은 현재 미국 25개주에서 25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58개에서 4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BBQ가 미국에 첫 발을 들인 건 2006년이다. 차근히 매장을 확대하다가 최근 4년새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K-베이커리도 북미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150개,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1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달에만 북미지역에 9개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 미국에서는 이달 말까지 노스캐롤라이나부터 뉴욕, 캘리포니아,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등 6개 지역에 각각 가맹점을 열기로 했다. 올해 3월 첫 매장을 선보인 캐나다에서도 2개를 추가 개점했다.

파리바게뜨 미국 맨해튼 렉싱톤에비뉴점(왼쪽) 뚜레쥬르 미국 세리토스점/ 사진=각사 제공

파리바게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진출 18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맨해튼, LA 등 주요 거점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며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뤄낸 성과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미국 매출 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8%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46억원으로 32% 늘었다.

빵·치킨 원조는 서양인데…눈 돌린 이유

K-프랜차이즈들이 북미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는 이유는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에서 추가 성장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한류문화 인기를 등에 업고 사세확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빵이나 치킨이나 국내시장은 포화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치킨전문점 수는 2만8627개에 달한다. 제과점은 8300여개다. 여기에 전문점을 뛰어넘는 경쟁도 발생하고 있다. 치킨은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과 경쟁하고, 치킨전문점이 아닌 음식 프랜차이즈들도 사이드 메뉴로 치킨을 내놓는 상황이다. 빵 역시 카페와 편의점, 마트 등에서도 베이커리류를 취급하면서 소비자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빵이나 치킨 등 '서양음식'을 취급하는 K-프랜차이즈가 북미시장에서 통하는 이유는 '문화'에 있다. 드라마, 영화, 아티스트 등 K-콘텐츠가 흥행하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에 오픈한 BSK 1호점과 치킨/그래픽=비즈워치

K-프랜차이즈만의 메뉴나 서비스 방식도 인기를 끄는 데 주효했다. 치킨의 경우 미국 주요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KFC, 윙스탑 등은 한국치킨과 스타일이 다르다. 미국 치킨은 일반 프라이드 치킨을 디핑소스에 찍어 먹거나 구운 윙봉을 취급한다.

반면 BBQ치킨은 단짠(달고 짠), 맵짠(맵고 짠) 맛과 튀김옷의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또 조각 치킨 위주인 미국 현지 브랜드와 달리 한국 치킨은 마리 단위도 판매한다. 배달 문화도 고객 유입에 큰 몫을 했다. 직접 방문해야 구매 가능한 현지 외식음식점들이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았다면, BBQ는 배달서비스를 제공해 입지를 키웠다.

베이커리의 경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수십~수백가지의 빵을 선보이는 게 차별화 전략이 됐다. 해외 베이커리들이 식사빵 위주의 한정적인 메뉴를 취급하는 것과 달리 다양한 디저트 빵까지 구성한 게 현지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뚜레쥬르는 약 60~70%는 국내 동일제품으로, 나머지 30~40%는 현지화 제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버터케이크 위주였던 미국 시장에 한국식 생크림케이크를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고, 이른 아침부터 200여 종의 갓 구워낸 빵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어디까지 갈래

뚜레쥬르는 2030년 1000개 이상의 매장을 목표로 잡았다. CJ푸드빌은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북미지역 뚜레쥬르 가맹점에 공급할 빵의 생산기지로, 2025년 완공이 목표다. 

파리바게뜨는 연말까지 워싱턴, 하와이, 테네시 등 7개 주에 추가 진출하는 등 올해 북미 지역에 총 60개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역시 2030년까지 1000개 매장 돌파가 목표다. 

미국 뚜레쥬르 100호점인 '브롱스빌점'에서 소비자들이 빵을 고르고 있다./사진=CJ푸드빌

BBQ는 2030년 글로벌 매장 5만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미국 26개주에도 10개 이상의 개점을 기대하고 있다. 숍인숍 입점 중심이던 캐나다에서도 최근 로드숍 매장 확장을 시작했다.

BBQ 관계자는 "북미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매장이 늘수록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기하급수적인 매장 증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으로도 매장을 확장할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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