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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제품도 다시 보자"…판 커지는 중고 시장

  • 2025.07.24(목) 07:00

'구매→사용→판매' 순환…지속가능 소비 추구
경험 중시 트렌드…"중고품 부정적 인식 줄어"
유행에서 일상화로 자리매김…리커머스 수요↑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중고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에 익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실용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다. 중고품이 '싼 맛에 사는 대체재'가 아닌 '스마트한 소비 전략'의 일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중고의 재발견

중고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된 곳이다. 억눌렸던 야외활동 수요가 폭발하면서 집 밖으로 나가는 소비층이 많아지자 업황이 침체됐다. 이 탓에 이른바 '국민 중고거래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불리던 당근은 2023년 기준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당근과 함께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도 같은 기간 216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또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현상이 맞물리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불황에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작용한데다, 중고 거래 플랫폼의 높은 접근성이 결합된 결과 분석이다.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새로운 물건을 사기보다는 기존 물건을 재사용하고 순환시키는 것이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한정판 제품들은 '새것보다 귀한 중고'인 만큼 프리미엄 소비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마디로 중고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픽=비즈워치

덕분에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은 활기를 띠는 중이다. 당근을 이용하는 고객 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크림은 잘파세대의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당근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817만명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크림의 경우 특히 20대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 1~5월 잘파세대의 리테일 브랜드 결제금액을 조사한 결과 크림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크림에서 결제한 20대 비율은 56.2%로 2023년(25.8%)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중국 캐릭터 인형인 '라부부' 열풍이 불면서 웃돈을 주더라도 정품 검증이 이뤄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일상적인 소비

업계는 이 같은 중고 거래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일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명품 플랫폼은 물론 패션 플랫폼까지 중고에 눈독을 들이면서 시장 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신사는 올해 하반기 중고거래 플랫폼 '유즈드'를 정식 론칭할 계획이다. LF도 자사몰에서 리세일 브랜드 플랫폼 오픈을 준비 중이다.

패션업계가 앞다퉈 중고 시장에 진출하는 건 전반적인 업황 침체에도 중고 시장은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패션 산업은 상반기 이상기후 탓에 의류 소비가 줄어들었다. 현재는 단가가 낮은 여름 의류를 판매하는 비수기 시즌이다. 결국 마진율이 높은 겨울 옷을 팔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있어 회복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래픽=비즈워치

반면 패션을 포함한 중고에 대한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3년 26조원에서 지난해 30조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이보다 13조원 늘어난 43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백화점 업계도 '리커머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고 의류를 매입해 정밀 검수를 거친 뒤 리세일 업체인 '마들렌메모리'를 통해 재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고객이 보유한 패션 상품을 되팔면 해당 상품의 중고시세에 맞는 금액을 포인트로 환급하해주고 있다. 신상품 위주로 판매해오던 백화점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고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는 과거에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지만, 이제는 윤리적인 소비 방식이 됐다"며 "소비 심리 변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 결합, 기술 기반의 플랫폼 진화가 거듭되면서 중고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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